북한은 6일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네번째 핵실험에 해당하는 것으로, 동북아시아 정세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북한은 이날 정오(남측시간 12시30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성명을 발표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서 “공화국은 수소탄까지 보유한 핵보유국의 전열에 당당히 올라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 등 적대세력들로부터 자주권과 생존권을 담보하기 위한 주권국가의 합법적 자위조치”라며 “미국의 적대정책이 근절되지 않는 한 핵개발 중단이나 핵포기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남측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30분경 함경북도 길주 북쪽 49㎞ 지점에서 규모 4.8의 인공지진이 감지된지 2시간 만에 나왔다.
수소폭탄은 수소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핵무기로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평가된다. 기존 북한이 실험해온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이용한 ‘핵분열’ 원자폭탄과 비교해 그 위력은 수백 배에서 수천 배로 월등하다.
다만 이번에 관측된 폭발 위력은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폭탄 소형화’에 성공한 증거가 된다. 그러나 소형화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국가정보원 등 정보 당국은 ‘거짓 발표’ 가능성을 의심하며 검증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종류의 유엔 안보리 위반도 규탄한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역내 동맹을 보호하고, 북한의 모든 도발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성명을 발표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다시 핵실험을 진행했다"며 '강력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우리나라(일본)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안보리는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