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쾰른 집단 폭력 사건으로 독일 내 반난민 정서가 고조되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포용책이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독일 쾰른에서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극우 시위대
(PEGIDA)가 메르켈 사임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연초 집단 폭력사건이 있었던 독일 쾰른에서 주말 사이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극우 시위대가 메르켈 사임을 주장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등 반난민 정서가 고조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극우 시위대를 비난하는 시위대가 맞불집회를 벌이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처럼 난민사태에 대한 독일내 분노 여론이 들끓자 메르켈 총리는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CNBC는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메르켈 총리는 대책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까지 쾰른 경찰에 접수된 집단 폭력 사건 신고는 500건이 넘었다. 하룻밤 새100여건이 추가 신고됐다. 특히 북부 함부르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접수되면서 집단 범죄가 확산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빌트암존탁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인원이 범행을 저지른 것을 볼 때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쾰른 경찰은 이날까지 접수된 사건 중 40%가 성관련 범죄며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용의자는 북아프리카에서 온 불법 이주민 혹은 난민 신청자로 보고 있다. 새해맞이 행사에서 벌어진 쾰른 사건의 용의자 역시 32명 가운데 22명이 난민신청자로 드러났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난민정책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자 난민 통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기독민주당(CDU)회의에서 쾰른 사태를 ‘혐오스럽다’고 표현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난민에 추방명령이 가능하도록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론을 의식한 것일 뿐 지난해 본격화된 난민 수용 정책의 방향을 급선회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CNBC는 동구권 국가들이 난민 통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