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이 자신의 강북지역 출마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선 승리를 위한 협력을 당부하고도 출마 지역을 명확히 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안 전 대법관은 1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언론에서 서울 중랑구 등 강북지역 출마설이 보도된 데 대해 "최근 김무성 대표와 만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총선 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논의도 하지 않은 사실이 흘러나온 사실은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얘기하는 행동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더 나아가 새누리당의 선거를 불리하게 만들 뿐"이라며 "당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법관은 '중대결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만 답했고,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 원칙에 그런 것은 없다. 항상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활동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안 전 대법관은 당초 출마를 검토했던 부산지역이 아닌 접전지에 출마해 달라고 당 지도부가 부탁하면서도 출마 지역에 대한 정리를 늦추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서운한 기색을 내비췄다.
그는 "저는 한 번도 불만을 이야기 한 적도 없고 당을 위해 한 달 가까이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그런데 당이 결정을 미루고 있고, 그런 가운데 하지도 않은 말들이 흘러나오는 것이 저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말했다.
다만 그는 당의 접전지 출마 요청을 수용한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안 전 대법관이 '서울 야당의원 지역'에 출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기자회견 소식을 들은 후 "저는 안 전 대법관과 나눴던 대화를 그 누구한테도 한 적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안 전 대법관은 우리 당 최고위원회의 뜻을 수용해서 따르겠다고 했고 그에 맞는 곳을 지금 고르고 있다"며 "늦어도 이번 주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박론' '물갈이론' 등으로 갈등이 커지고 있는 대구에서는 이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구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군)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의 대구 북구갑 출마가 유력해지며 친박(박근혜)계 후보 진영이 대부분 꾸려지고 있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하 전 대구은행장을 지칭하며 "대구의 아주 덕망있는 경제인 한 분을 영입할 것"이라며 "대구는 이번주 중으로 대강 셋업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안대희 전 대법관이 13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강북 출마론'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