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지상파 3사의 VOD 공급 중단에 ‘광고 블랙아웃’이라는 초유의 대책을 내놨다. 13일까지 지상파 측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5일 저녁부터 일부 시간대 MBC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전국 케이블TV 방송사(SO)들의 모임인 SO협의회는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총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결의했다. 광고가 중단되면 평일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주말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8시간 동안 방송 프로그램 외 광고는 나오지 않는다.
SO협의회는 “MBC는 지상파 VOD 공급 중단 사태를 야기한 주동자인 만큼 첫 번째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그간의 협상에서 MBC가 주장했듯 케이블TV 재전송으로 인한 광고수익 증대 효과가 없다면 이번 광고 송출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없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 1월1일부터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신규 VOD 공급을 중단했다. SO들은 VOD 공급대가 인상안과 더불어 기존의 정액제에서 재전송료(CPS) 방식으로 대가 산정 방식을 전환하는 안까지 지상파 측의 요구조건을 수용했다. 그러나 지상파가 현재 재전송료 소송이 진행 중인 지역SO들에게게는 VOD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VOD 서비스는 지난 7년간 지극히 정상적으로 거래돼 왔는데 지상파가 이를 CPS 문제와 결부시키면서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오늘 SO가 광고 송출 중단을 결의한 것은 시청자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보급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은 지상파가 10개 지역SO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CPS 손해배상 소송에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면서도 CPS 적정가는 190원으로 판결했다. 이는 현재 SO들이 지상파에 내고 있는 280원보다 90원 적은 수준인 만큼 향후 재전송 이슈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SO협의회는 “지상파는 그동안 현 280원보다도 많은 430원의 CPS를 주장해 왔다”며 “판결문에 담긴 뜻은 좀더 살펴봐야겠지만 2015~2016년 IPTV의 실시간 방송 CPS 체결에서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SO협의회가 개최한 비상총회 및 기자회견에서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