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한국의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안긴 중국의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상당기간 높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화 초기에 들어선 중국이 개혁과 구조조정 작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전까지 환율 결정과 자본 이동에 간헐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8일 LG경제연구원의 '시장화 초기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4.2%나 떨어졌고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5% 하락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금융시장 혼란은 실물경기의 악화보다 중국 당국의 시장운용 미숙이 크다"면서 "시장제도 운영 미숙이 시장 상황을 극단으로 치닫게 민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중국 증권감독 당국이 4일 처음으로 도입했다가 불과 나흘 만에 잠정 중단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주가 급등락 때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 경우다.
이 연구위원은 "서킷브레이커는 너무 쉽게 발령되고 냉각시간은 너무 짧은데다 두 번째 발령으로 거래를 완전 중단시킴으로써 그러잖아도 잔뜩 겁을 집어먹고 양떼처럼 몰려다니던 투자자들을 투매의 회오리 속으로 던져넣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 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구조조정과 개혁이 추진됨에 따라 위안화 환율이 앞으로 상당기간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란 점이다.
이 연구위원은 "경제 체력이 더 나빠지기 전에 구조조정과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가급적 빨리 외환시장을 안정시켜 국내 경제정책운용의 자유도를 제고시키고자 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이 이런 역할을 해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고비 때마다 환율 결정이나 자본이동에 대한 짧지만 강력한 개입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그 과정에서 갖가지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개혁과 구조조정 작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전까지 위안·달러 환율의 상승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상당히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LG경제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상당기간 높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