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잦은 술자리, 알코올성 지방간 불러

습관성 음주자 90% 지방간 보유…간염·간경변증에도 주의해야

입력 : 2016-01-20 오전 6:00:00
각종 모임으로 술자리가 잦은 연초에는 간건강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지나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세포 지방 축적과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대사산물로 인해 간 손상을 일으킨다.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만성 간질환으로 악화될 확률도 높아진다. 중앙대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현명한 술자리 건강법에 대해 알아본다.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 등이 있다. 알코올에 의해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지방간이 나타난다.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간혹 복부 우측 위쪽의 불편한 느낌과 울렁거림을 느낄 수도 있다. 대부분은 우연히 건강검진 등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액검사, 초음파검사를 통해 지방간을 진단할 수 있다. 간에 지방이 축적되면 초음파에서 하얗게 보이게 된다. 대부분의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만으로도 쉽게 좋아진다. 음주를 지속한다면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예후가 좋은 초기에 확실한 금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단계를 넘어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을 동반하면 알코올성 간염으로 악화된다.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부터 발열, 황달, 복부 우측 위쪽의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알코올성 간염은 간이 커지면서 복수가 차거나 간기능 부전상태에 이르러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음주량이 지나치게 많고, 혈액검사에서 간효소치가 현저하게 상승했다면 알코올성 간염이 의심된다. 금주가 치료의 제일 중요한 치료방법이며, 심한 경우에는 입원해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간이식 수술이 필요한 경우까지 있다.
 
간경화라고 불리는 간경변증은 간이 재생 불가능한 상태가 돼버린 상태를 말한다. 정상 간세포가 점점 줄어들고 섬유조직이 들어차는 병이다. 간이 탄력이 잃고 크기도 심하게 줄어들게 된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병세가 진행된 경우에는 만성 피로, 식욕부진, 복부 불쾌감 등이 나타나고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다.
 
탄력을 잃은 간은 더 이상 피를 보관할 여력이 되지 못해 결국 식도나 위의 혈관에 피가 고이게 된다. 갑자기 혈관이 터지면 입으로 피를 토하는 정맥류 출혈이 발생한다. 내시경으로 지혈 치료를 하는 도중 사망할 위험이 있는 응급상황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특히 술을 마실 경우 혈관 내 압력이 올라가 정맥류의 위험이 높아진다.
 
간경변증이 악화되면 간에서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게 된다. 단백질이 부족하게 되면, 삼투압의 차이로 인해 혈액 내에 존재하는 조직액이 혈액 밖으로 유출돼 배에 물이 차는 복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제로 이뇨제를 투여하거나 강제로 복수를 밖으로 빼내야 한다.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본래의 정상 간으로 회복되기는 힘들다. 따라서 현재의 남아있는 간기능을 잘 유지하고 진행을 억제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알코올성 간경변 역시 금주와 적절한 영양공급을 통해 일정 부분 호전될 수 있다. 이미 매우 진행된 상황이라면 간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간을 지키기 위해선 평소 음주를 줄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서 간이 손상을 안 받게 할 수는 없다.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시중의 간 보호제나 숙취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들은 보조제일 뿐 간의 손상을 근본적으로 예방하지는 못한다. 보조제품을 믿고 과음을 한다면 심각한 간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안전한 음주량은 남성은 하루 알코올 40g 이하(포도주 2잔 혹은 소주 반병 정도), 여성은 하루 20g 이하다. 이보다 높은 경우에는 과음에 해당한다.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신다고 모든 사람이 간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니다.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간질환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지만 유적적인 요인으로 인한 개인차가 심한 편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어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에 더 취약하다. 남성보다 적은 양을 마시더라도 간 손상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또한 B형 간염 등과 같은 바이러스간염 환자나 영양상태가 나쁜 사람의 경우에도 소량의 알코올 섭취로도 심각한 간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과음을 삼가야 한다.
 
김형준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습관적 음주자 90% 이상 알코올성 지방간이 나타난다"며 "음주를 과도하게 지속하면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금주 혹은 절주하는 습관을 가지거나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간에게 휴식시간을 통해 간손상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음주를 과도하게 지속하면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증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간을 지키기 위해선 평소 음주를 줄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남성은 하루 알코올 40g 이하(포도주 2잔 혹은 소주 반병 정도), 여성은 하루 20g 이하가 적정 음주량이다.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휴식시간을 통해 간손상을 줄이는 것이 좋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원석 기자
최원석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