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0원' 등 파격 요금제 출시로 화제를 모은 우체국알뜰폰이 젊은 소비자층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우정사업본부(우본)에 따르면 우체국알뜰폰의 올해 가입자 중 20~40대 비율은 47.9%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2%p 증가했다. 특히 30대 가입자 비율이 10.9%에서 18.1%로 늘어 눈에 띈다. 중장년층이 메인 수요로 여겨지던 알뜰폰에서 젊은 층의 가입률이 절반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우본 측은 “기본료 없는 50분 무료통화 요금제와 3만원대의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우체국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며 “판매상품이 60종으로 늘면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3일 알뜰폰 판매현장을 방문해 업체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신규 요금제가 출시됐던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열흘 간 우체국알뜰폰은 6만5571건에 달하는 가입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5월의 가입자를 합친 6만2302건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일 평균 가입건수도 6500여건으로 지난해 550건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젊은 가입자 층 확대뿐 아니라 신규가입이 줄고 번호이동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61.4%를 차지했던 번호이동은 올해 63.9%로 소폭 증가했다. 우본은 “번호이동은 이전에 쓰던 번호를 그대로 이용하므로 실사용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체국에 입점한 10개 알뜰폰 업체 모두 3~20배 가입건수가 늘었다. 이에 우체국알뜰폰 전용 단말기 3000대 중 2583대가 판매돼 예정보다 일찍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우체국알뜰폰은 단말기 판매금액이 고정돼 있어, 단말기 선택후 사용량에 적합한 요금제만 선택하면 돼 상품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기본료 0원인 ‘A제로’ 요금제를 출시해 이번 우체국알뜰폰 돌풍을 이끌었던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새로 교체한 K10 단말도 하루 평균 400대씩 가입 접수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체국알뜰폰에 평소보다 10배 이상 가입건수가 몰리면서 가입에 소요되는 기간이 9~10일로 늘어났다. 머천드코리아, 아이즈비전, 세종텔레콤, 위너스텔 등 4개 업체는 19일부터 신규가입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접수분 처리에 집중하는 한편 인력 충원, 시스템 개선 등 처리 능력을 향상시켜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우본은 지난 11일부터 인터넷우체국에 문의 게시판(www.epost.go.kr/postphonecs.comm)을 신설하고, 업체와 통화 연결이 어려운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음성 위주 요금제는 데이터 오과금이 우려된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데이터 사용을 차단한 뒤 개통하고 있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간만에 찾아온 국민적 관심이 알뜰폰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업체들과 협력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