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며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예방책 적극 홍보와 검역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방역의 관문인 인천공항검역소장이 한 달 넘게 공석이었고, 지금은 검역소장이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는 등 보건당국의 대응이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베네수엘라를 여행하다 발열과 두통 증세를 보여 현지에서 진료를 받은 34세 남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아직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과의 왕래가 잦은 한국도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설 연휴 동안 해외여행객이 많았던 만큼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감염자 발생국인 태국과 중국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 증상과 예방수칙을 홍보하며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다. 또 방역 관리 최전선인 인천공항에서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 방문객을 대상으로 검역도 강화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0일 직접 인천공항검역소를 찾아 방역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인천공항검역소의 소장 자리는 한 달 넘게 공석이었다. 김원종 전 소장의 총선 출마 때문이다. 이미 공항검역소장이 자주 교체돼 비판을 받고 있었기에 현 상황에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겠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인천공항검역소장 직무대리에 김홍중 복지부 부이사관을 임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수많은 사망자와 감염자를 낳으며 국민들을 불안케 했던 방역당국이 검역 강화를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미봉책을 쓰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에서 승객들이 열감지기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