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자사 차량의 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국내에 진출한 외제차 업체 중 처음으로 보험개발원의 차량모델 등급평가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보험개발원은 외제차 업체들에게 보험료를 낮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했는데 볼보가 처음으로 수용한 것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볼보코리아는 오는 6월 출시 예정인‘올뉴XC90’의 등급평가를 진행 중이다. 등급 평가가 끝나면 XC90의 보험료는 물론 수리비와 공임비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이 진행하는 등급평가애 부품가격과 수리비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1~26등급으로 세분되는 등급평가는 충돌실험을 통한 차량의 손상 정도, 수리비의 근간이 되는 부품공급 가격, 과거 차보험 손해율 등을 종합 평가해 자차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차량별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현재 국산 차량은 거의 예외 없이 출시 전 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제차들은 2007년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평가를 거부한 채 과거 손해율 통계로만 등급을 받고 있다. 때문에 외제차의 자차보험료는 국산차의 3~4배에 달한다. 보험개발원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부품가격과 수리비공임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외제차업체는 등급 평가를 거부했다.
실제로 볼보도 모든 차량이 2등급에 적용돼 보험료가 높았다. 차량등급 평가는 숫자가 낮을수록 보험료가 높아 그동안 볼보 고객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이에 볼보는 자사 차량의 우수성을 알리고 고객에게 혜택을 높이기 위해 등급평가를 결정한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스웨덴 볼보 본사를 방문해 국내 출시 차종의 충돌실험을 검증했으며, 현재 볼보 측과 부품공급 가격 조정을 협의 중이다.
볼보 관계자는 "볼보는 안전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업계 최고인데 왜 보험료가 비싸냐는 의견들이 많이 있었다"며 "단순 차량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볼보에 이어 폭스바겐과 푸조도 등급평가 수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국GM이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임팔라의 경우 등급평가를 실시한 결과, 등급이 대폭 개선(3→12등급)되며 부품가격은 50~70%, 자차 보험료는 30만~37만원이나 내린 바 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