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사는 22일 "이번 인수합병 건은 국내 통신과 방송 각각 1위 사업자 간의 결합인 만큼 신중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공정위에 "▲최근 발표된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반영할 것 ▲해외 규제기관 사례처럼 충분한 심사 기간을 둘 것 ▲인수합병에 따른 소비자 손실 확대를 감안할 것"을 강조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SK군 51.1%, KT 35.1%, LG유플러스 13.7% 순으로 나타났다. 초고속인터넷 포함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KT 50.2%, SK군 31.3%, LG유플러스 18.4% 순이다.
이에 양 사는 "SK군의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점유율이 이동전화 단품 점유율 49.4%를 상회해 이동전화 시장지배력 전이가 일어나고 있음을 명백히 입증한다"며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 간 영업이익 격차도 2013년 약 1조8000억원에서 2014년 약 2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승인되면 SK텔레콤의 유무선 통신 시장 독점이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중 이동전화 포함 상품 비중은 초고속인터넷 포함 상품 대비 매우 낮아 경쟁제한성을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최장 19개월까지 심사하는 해외 규제기관의 사례를 들어 공정위가 충분한 심사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현행법상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오면 최장 120일 간 심사를 한다. 정식 심사 기간은 30일, 경우에 따라 90일까지 연장 가능하다.
영국의 경쟁시장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CMA)은 영국 최대 유선통신사업자 BT(British Telecom)와 이동통신사 EE(Everything Everywhere)의 인수합병을 11개월 간 심사해 승인했고, 홈페이지에 합병심사 진행 과정과 공청회 자료 등을 공개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법무부 산하 독점금지국(DoJ)과 함께 미국 최대 케이블업체 컴캐스트(Comcast Corporation)와 타임워너케이블(Time Warner Cable) 간 합병을 14개월 간의 조사 후 불허로 결정했다. 또한 AT&T와 디렉TV(DirecTV) 합병심사에서도 FCC는 13개월 이상 영향성을 검토하며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아울러 이번 인수합병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인수합병 이후 CJ헬로비전 방송권역 중 19곳에서 SK군의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상승하고, 2018년에는 이동통신 점유율 56.1%,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36.9%, 유료방송 점유율 30.6%로 모두 1위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양 사는 "반경쟁적 인수합병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정위는 철저한 검토와 공정성 확보 노력을 해야 한다"며 "만약 공정위가 경미한 행태적 시정조치만 부과해 인수합병을 승인한다면 시장 독과점이 더욱 심화될 뿐 아니라 방송통신시장 전체 경쟁상황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다시 한 번 신중한 심사를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