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박석호기자]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한 지 1년3개월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1호점을 열었지만 이케아 효과에 대한 시각차는 여전하다.
가구공룡 이케아의 진출이 국내 업계에 긴장감을 주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지역 상권을 파괴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14년 12월18일 이케아 광명점 개장 당일 매장을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진섭 충북대학교 국제경영과 교수는 이케아 입성을 두고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고도화 시작점"이라고 규정했다. 정 교수는 "이케아의 낙수효과가 분명 있을 것"이라며 "이케아를 통해 외국계 회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노하우나 매장, 판매 기술 등이 전파되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거액의 세금 납부와 지속적인 고용창출 등을 긍정적인 면으로 꼽았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2014년 12월 광명시에 첫 매장을 오픈해 약 9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이중 광명시에서만 400명이 넘는 지역 인력을 채용했다. 또 고졸자와 여성 인력 등의 채용을 통해 취업 취약계층의 차별 없는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 점도 인정 받았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 이후 성장하고 있는 DIY(Do it yourself)산업 등을 거론하며 시장 선도업체가 소비자의 선택권은 물론 시야까지 넓혔다고 평가했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기도 가구산업 구조변화와 정책방안'을 통해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가구산업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가구 교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켜 가구 교체주기를 줄였다는 평가다.
경쟁사들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된 측면도 긍정적인 효과로 꼽았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늘었다.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브랜드 가구사들 역시 대형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문 연구위원은 "이케아의 진출은 홈퍼니싱 시장의 호황을 불러왔다"며 "기존의 생활용품 브랜드들뿐 아니라 비가구 업체들까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판적 목소리도 높다. 김영환 경기도의회 의원은 "이케아 입점은 소비자에게는 분명한 이득이지만 지역상권 파괴에 대한 우려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상생하는 좋은 소비를 해야 하는 것이 대세"라며 "이케아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무작위로 들어온다면 상생은커녕 지역상권은 와르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의 고용창출 역시 허울뿐인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광명점에서 약속했던 고용은 파트타임에 가까운 비정규직이었다"며 "원자재 등에 대한 부분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협력해달라는 요청도 이케아에서 거절했다"고 꼬집었다.
장영기 법무법인 생각 대표변호사는 "자국에서는 이름 높은 복지기업이면서 왜 우리나라에서는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고용하는지 모르겠다"며 “월급 150만원 이하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근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복지국가인 스웨덴 기업이라 기대했는데 막상 우리나라에 들어오니 한국 대기업들과 비슷한 착취구조로 가고 있다”며 “노조 가입률이 80~90%에 달하는 스웨덴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것 같아 아이러니하다”고 덧붙였다.
임효정·박석호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