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유럽연합(EU)과 터키의 합의에 따라 그리스에 체류했던 난민 200여명이 터키로 처음 송환됐다. 우여곡절 끝에 첫 송환 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인권 단체 등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졌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당국과 EU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Frontex)는 터키에 인접한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에 머무는 난민 200여명을 터키 해안도시 디킬리로 송환했다.
이날 난민의 송환 작업은 지난달 EU와 터키의 난민 송환 문제 합의 이후 처음 이행된 것이다. 당시 협정에 따르면 터키는 그리스로 건너간 난민을 재수용하고 그 대가로 EU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EU 가입 협상을 가속화 하기로 했다.
프론텍스는 이날 새벽 131명을 태운 첫 번째 배와 66명을 태운 배가 연이어 레스보스섬을 출발해 터키 디킬리 항으로 갔다고 전했다.
터키에 도착한 난민들은 난민 자격 심사를 거친다. 가디언은 이들이 임시 등록 텐트에 머물면서 심사를 통해 시리아인일 경우 난민 자격을 얻고 독일과 핀란드 EU 국가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사 결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출신의 이주민일 경우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 디킬리 항구에 도착한 모습. 사진/로이터
첫 난민 송환이 이뤄진 가운데 국제사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난민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라틴국가 매체 텔레수르에 따르면 우선 유엔(UN) 등 인권단체들은 그리스가 터키를 ‘안전한 제3국’으로 분류했지만 터키는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터키 군인은 불법으로 이주한 16살 시리아인 소녀에게 총을 쐈다며 터키에서 난민들은 어떤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많은 이들은 터키와 EU가 합의한 ‘일대일 난민 맞교환’이 인간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말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외국인의 집단 추방은 유럽 인권 협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즈(IBT)는 EU와 터키가 체결한 수십억 유로의 계약으로 이민자와 난민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는 비인도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