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럽파'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들쭉날쭉한 가운데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축구장 출석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벗어나 챌린지(2부리그)부터 실업축구인 내셔널리그까지 폭넓게 움직이고 있어 '제2의 이정협'과 같은 깜짝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출전시간이 들쭉날쭉하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김진수(호펜하임)와 박주호(도르트문트)도 사실상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지난 9일 교체투입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었으나 그는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노리는 와일드카드로 거론되는 중이다. 사실상 구자철(아우스크부르크)을 제외하면 대표팀 내 유럽파 선수 모두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중이다.
이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아 고양 자이크로FC와 부산 아이파크의 챌린지 3라운드 경기를 관전했다. 하루 전날인 9일에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성남FC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지켜봤다. 특히 한 주 앞선 지난 2일에는 김해종합운동장을 찾아 내셔널리그 김해시청과 강릉시청의 경기를 관전했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학리그를 둘러본 적은 있었으나 내셔널리그 경기장까지 간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방문은 박철형 김해시청 주무의 간곡한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었으나 슈틸리케 감독은 내셔널리그라는 틀을 벗어던지고 진지하게 끝까지 운동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28일 태국과 A매치를 마친 뒤 귀국하며 "9월까지 모든 리그에서 활약하는 모든 선수를 주시하겠다"고 대표팀 문을 활짝 열었다. 9월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지난해 발굴해 '무명'에서 일약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가 된 이정협(울산현대)와 같은 사례가 재차 나올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장에 온다는 것은 아직 대표팀 문을 두드리지 못한 선수들한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며 "넓게 봤을 때는 국내 리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호평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슈틸리케 감독의 관전 경기 선택부터 사후 평가는 철저히 슈틸리케 감독의 자율적 판단으로 이뤄진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리그를 가리지 않고 국내 경기장을 자주 찾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은 지난달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상주상무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