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한국영화계가 부산국제영화제(BIFF)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하면서 올해 BIFF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범 영화인 비대위)는 18일 각 단체별 회원들에게 BIFF 보이콧 찬반 여부를 묻는 의견 수렴 과정 결과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보이콧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범 영화인 비대위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이상 9개 영화 단체가 소속돼 있다.
비대위는 지난 4월1일부터 일주일간 SNS와 전화설문을 통해 소속 회원 전원의 찬반 의견을 물었고, 90% 이상이 보이콧 찬성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한국 영화계가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2006년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이후 10년 만이다. 비대위 측은 "이는 영화계가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의 독립성 훼손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앞서 범 영화인 비대위는 지난 3월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병수 부산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BIFF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개정, BIFF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 등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68명의 자문위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유지했고, 법원의 인용 판결을 얻어 임시총회를 통한 정관 개정을 무산시켰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BIFF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한 것이다.
비대위 측은 "오는 10월6일로 예정된 BIFF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도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함께 BIFF 독립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영화제에 영화인들이 참가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