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그린 존(Green Zone)을 뚫고 농성을 벌였던 반정부 시위대가 철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혁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정정 불안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5000여명의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바그다드의 그린 존에 난입해 이틀째 시위를 이어가다 철수하기로 했다. 이들은 정부 개혁이 실패할 경우 재차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바그다드의 관공서 밀집지역이자 민간인 출입지역인 그린 존의 콘크리트 방벽을 무너뜨리고 한때 이라크 의회 의사당까지 점거했다. 이들은 주말 동안 그린존 내부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아파 지도자 알 카짐의 순교일을 맞이해 이를 존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철수한다고 밝혔으며 현 정부의 정치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여성 시위자는 “우리는 기존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헌법을 개정하고 조기 총선을 준비해야 하나 이 과정이 계속해서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이데르 알 아바디 현 이라크 총리의 사퇴와 알 사드르 중심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했다.
사진/로이터
전문가들은 시위가 이틀 만에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정정 불안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라크는 현재 재정난과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경제 불황과 함께 극단주의 이슬람국가(IS)와의 격퇴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알사드르와 지지자들은 수개월간 정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 아바디 총리가 신임 내각을 구성했지만 시아파와 수니파 등 정당 분열로 인해 신임 내각에 대한 승인이 지연되자 정치 개혁에 대한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바그다드 정치 분석가는 “알 아바디 총리가 개혁을 시도했지만 종파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시 정부를 위한 조기 선거에 대한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