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빅3’ 실적 정체에 주가도 추락

해외진출 등 신성장 동력 필요 vs 일시적 현상, 성장가능성은 충분

입력 : 2016-05-18 오후 5:16:05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가구업계 ‘빅3’의 올 1분기 실적이 주춤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과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009240)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309억원, 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41억원으로 8.0% 늘었다. 그러나 한샘의 높은 시장 지배력과 그간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다.
 
현대리바트(079430)의 1분기 매출은 1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12.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68억원으로 11.6% 줄었다. 이 기간 에넥스(011090)의 매출은 947억원으로 10%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1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민감한 주식시장의 동향은 의미심장하다. 한샘은 지난해 8월13일 33만7000원을 , 현대리바트와 에넥스도 7월24일 각각 7만6000원과 858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내리 하향세다. 18일 종가 기준 한샘은 17만5500원, 현대리바트 2만7850원, 에넥스 3775원 등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하락세는 향후 시장이 성장할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등 새로운 동력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구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당시 주가가 과열된 측면이 있어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국내 가구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반론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실적 둔화는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B2B가 발목을 잡은 측면이 크다”며 “하반기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최근 ‘집방’ 열풍 등 셀프 인테리어와 같은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에서 B2C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중심의 비브랜드 시장을 주목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그는 “브랜드 시장과 비브랜드 시장을 비교하면 3:7 정도로 비브랜드 시장이 크다”면서 “지난해 이케아(IKEA)가 국내시장에 들어오면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는 주요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구업계 ‘빅3’의 지난해 5월 이후 주가 변동표. 왼쪽부터 각각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다. 출처/한국거래소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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