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부족에 상수도 공사까지…제주도 주택 건설 지연 심각

민간·공공 모두 공사 지연…수요 증가에 공기 계속 늘어날 듯

입력 : 2016-05-25 오후 3:44:32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대규모 토목공사와 주택건설 수요가 급증한 제주도 현장이 공사자재 부족에 따른 준공 차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재부족에 이어 상하수도와 전력 공사 등도 지연되면서 입주 연기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택지지구 공사 뿐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재생사업까지 폭증하고 있어 인력부족까지 예상된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인근에 들어서는 한 아파트 단지는 지난 1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4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입주를 시작하지 못했다.
 
이 단지는 3월말로 입주시점이 한차례 연기됐다가 다시 4월로 늦춰졌었다. 각종 건설자재 부족에 계획된 공사기간은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겨우 건설공사를 마쳤지만 최근 또 다시 6월 중순으로 입주가 연기됐다. 이번에는 상하수도 공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인 한 모(39·남)씨는 "1월 입주시점에 맞춰 기존에 살던 집을 임대로 내놓고 지인의 집에서 컨테이너 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며 "시공사의 문제보다는 제주도 전체에서 나타나는 문제라 딱히 해결할 방법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규모 공사인 아파트 건설 뿐 아니라 일반 단독주택이나 빌라, 상가 공사 등도 줄줄이 공사마감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서귀포시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택은 물론 기업 이전, 상가 공사 등 상하수도 공사가 필요한 곳은 많은데 제주도내 곳곳에서 공사 수요가 이어지면서 공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상하수도 뿐 아니라 전기공사 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각종 건설사업의 준공도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단독주택 건설 터닦이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관급공사 역시 공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특별도청 관계자는 "시멘트, 레미콘 등의 공급이 늦춰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한 두 군데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제주 전역에서 크고 작은 각종 건설이 진행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 토목 등 대규모 건설 뿐 아니라 주택, 상가 등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재와 인력, 상하수도 등의 부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H건설 관계자는 "불과 3~4년 전만 해도 제주에서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 뛰어든 건설업체들이 많지 않았지만 현재는 대형건설업체 대부분이 수주단을 운영할 정도로 여러 사업이 추진중이다"며 "도남주공연립 등 재건축 사업까지 추진되는 등 신축 건설은 물론 앞으로 제주에서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건설 관련 자재 및 기반공사, 시설공사 등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제주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466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813가구)와 비교해 65.7%나 늘었다. 전국 평균 증가율 37.2%를 크게 웃돌았다.
 
착공 실적 역시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이 6.5%를 기록했지만 제주는 3350가구에서 4848가구로 44.7%나 급증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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