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회사원 전모(43)씨는 간혹 배가 아팠으나 단순 위염이나 배탈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며칠 뒤에 여느 때와 달리 복통이 매우 심해지고 열이 나기 시작해 급히 응급실을 찾았다. 전씨는 검사 결과 담석증을 진단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13만6700여명으로 2011년(11만5800여명) 대비 18%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연령별로는 50대가 22%, 60대가 21%, 70대가 18%, 40대가 16%, 30대가 11% 순이었다.
담석증은 흔히 쓸개라 불리는 담낭 안에서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이 돌처럼 굳어지는 질환이다. 담즙이 잘 배출되지 못하고 가라앉거나 뭉쳐지면 결석 형태의 담석이 된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데 필요하다.
담석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담석이 담낭 안에 있으면 통증이나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무증상 담석증은 담낭, 간, 췌장의 기능을 방해하지 않고 치료도 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담낭 입구가 막히면 간 수치가 올라가고 복통 등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배가 아픈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증상을 호소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된다. 간혹 담낭관을 막고 있던 담석이 다시 담낭 안으로 들어가면서 통증이 사라질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 증상 완화다. 5시간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오심 또는 구토, 미열 또는 오한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는 게 좋다.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보이거나 대변색 회색빛을 나타내는 증상도 담석증이 의심된다.
담성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담석은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나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먹는 사람들 중 배 혹은 가슴 통증이 빈번하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나 가족력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에서의 담석증 발생은 남성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임신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의 과다와 호르몬 대체 요법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 경구용 피임약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키고 담낭의 움직임을 감소시켜 담석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은 담석증의 주요 위험인자다. 장기간 금식을 하거나, 빠른 체중 감소가 있을 때 인체는 지방을 대사하게 되고, 그로 인해 간은 담즙으로 추가적 콜레스테롤을 분비해 담석을 유발할 수 있다. 담낭에서도 적절하게 담즙을 배출시키지 못하게 한다.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등 식생활 습관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증가와 함께 담낭의 담즙 배출감소를 일으켜 담석증 발생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일부 약물들은 오히려 담즙으로 분비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증가시켜 담석증의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 당뇨를 가진 사람들은 담석증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담석이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담석증은 전문의 촉진이나 초음파 검사로 진단 가능하다. 담석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염증이 있다면 담낭제거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일부 환자는 향후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예방적 차원에서 담낭절제술을 받기도 한다.
김혁문 민병원 진료부원장은 "만약 담석 크기가 작더라도 염증이 있거나 통증이 심하면 급성 담낭염이나 천공, 담낭암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며 "통증이 빈번함에도 수술에 대해 두려워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있는데 복강경 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수술하기에 상처가 적어 수술 시간 및 회복 기간이 빠르고 흉터도 작다"고 말했다.
담석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기름이 많고 섬유소가 적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담석증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 섭취는 담석의 형성을 촉진한다. 또한 과식은 피하고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체격에 맞게 적당한 양의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혁문 진료부원장은 "담석증은 간 수치에 영향을 끼치고 명치 끝이나 상복부 통증을 비롯해 배가 더부룩한 증상도 나타날 수 있어 간 질환이나 소화기 문제로 오인하기 쉽다"며 "적기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담석으로 인해 담낭에 고인 담즙이 빠져나가지 못해 담낭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도움말=민병원)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담석증은 간 수치 증가, 복통이나 소화불량, 미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통증이 지속적이지 않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