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강팀과의 평가전을 원했던 슈틸리케호가 세계 최강 스페인을 상대로 시험 무대에 오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1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평가전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첫 유럽 강팀과의 시험 무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대표팀 공식 일정을 마치며 올해는 강팀과의 평가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평가전이 추진됐다.
대표팀의 스페인전 역대 전적은 5전 2무3패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를 보더라도 대표팀은 54위인 반면 스페인은 6위다. 특히 스페인은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8승2무를 거두며 다가올 유로 2016 출전에 앞서 한창 전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김진수(호펜하임), 이정협(울산현대) 등을 과감히 제외했다. 소속팀에서의 부진과 경기 감각 하락이 제외 이유다. 게다가 중원의 핵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부상으로 일찌감치 낙마했다. 이 자리에 윤빛가람(연변FC)을 내세워 스페인을 상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양 측면에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손흥민(토트넘)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 또한 활약해야 할 중심축으로 꼽힌다.
스페인 같은 강팀과의 승부는 선수들에게도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곧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는 만큼 유럽을 비롯한 각국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기 위해선 강팀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필수다. 한 축구인은 "스페인 같은 세계적인 팀이 경기를 펼칠 경우 당연히 전 세계 스카우트들의 눈길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유독 올 시즌 소속팀에서의 입지가 불안했던 '해외파'와 K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국내파' 모두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경기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서겠다는 각오다. 지난 29일 인천공항 출국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우린 (스페인의) 스파링 파트너를 하러 가는 게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압박도 하는 그런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강조했다. 절대 수비적으로 내려서거나 골을 먹는 것이 두려워 기세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란 뜻이다.
다만 기성용을 비롯한 황의조(성남)와 장현수(광저우) 등 몇몇 선수들이 비행 피로에 따른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스페인은 일찌감치 유로 2016에 대비해 현지 캠프를 차린 만큼 '절대 강자'를 만나는 대표팀의 긴장감은 더해질 전망이다.
한편 대표팀은 스페인전을 마친 뒤 5일에는 체코의 에덴 아레나에서 체코(FIFA 순위 29위)를 상대한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축구대표팀의 기성용(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