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업계가 컵커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컵커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컵커피 시장에 유업계를 비롯한 신규 진출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및 리뉴얼 경쟁이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전체 커피음료시장에서 컵커피 용기 제품은 약 36%를 차지하며 캔·NB·파우치·카톤·플라스틱병 등의 제품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연평균 5%의 꾸준한 시장 상승률을 기록하며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도 컵커피 시장은 3546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캔커피 시장 규모가 지난해 3127억원으로 4%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성장세다.
일동후디스는 대용량 컵커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컵커피 '앤업카페'를 출시하면서 대용량 컵커피 시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6월 출시된 '앤업카페300'은 기존 200~250㎖의 컵커피 제품보다 용량을 늘린 300㎖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최근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회사 측은 이같은 인기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커피전문점만큼의 용량과 맛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앤업카페300은 일동후디스를 대표하는 주력 제품군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부터 다져온 제품 인지도로 올해는 더욱 인기가 높아져 회사 전체 매출의 10%, 연간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동후디스의 앤업카페 출시를 계기로 컵커피의 '대용량' 경쟁이 주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실제 컵커피 시장의 초기모델인 200㎖ 제품은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250㎖ 컵커피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003920)과
매일유업(005990)은 200㎖ 컵커피 시장에선 각각 '카와'와 '카페라떼'로, 250㎖이상은 '프렌치카페'와 '바리스타'로 경쟁을 벌여왔다. 두 업체의 이같은 경쟁은 초기 컵커피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현재 전체 컵커피 시장에서 승기를 잡고 있는 업체는 매일유업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컵커피 시장의 점유율은 매일유업이 카페라떼 17.8%, 바리스타 30%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300㎖ 제품을 매일유업보다 먼저 출시하면서 추격을 노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커피 업계에 인
기를 끌고 있는 콜드브루를 대용량 컵커피로 제품화했다. 지난 4월 출시한 '프렌치카페 콜드브루'를 통해 대용량 커피와 콜드브루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매일유업은 200㎖ 위주 시장에 업계 최초로 250㎖ 컵커피인 바리스타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용량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바 있다. 남양유업보다 300㎖이상 제품 출시가 뒤쳐졌지만 시장 주도권을 갖고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매일유업측 설명이다.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서울우유는 최근 250㎖ '스페셜티 카페라떼'를 출시했고,
동원F&B(049770)는 고급 유가공 브랜드인 덴마크우유에서 300㎖ 용량의 '커핑로드' 제품을 내놨다.
한국야쿠르트 역시 지난 3월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제품을 출시하며 컵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제품은 최근 커피시장에서 급부상한 트랜드인 '콜드블루' 방식을 채용해 방문판매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외에 카페 망고식스도 컵커피를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통해 출시했고, 커피전문점 빽다방도 편의점 CU를 통해 RTD커피 '빽다방 황금라떼' 등을 선보이며 외식업체들의 컵커피 시장 진출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편의점과 1인가구 증가 등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컵커피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며 "컵커피의 대용량 경쟁이 올해 새로운 경쟁 키워드가 된 만큼 업체간 제품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동후디스의 앤업카페(왼쪽)와 매일유업의 바리스타.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