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안나기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주주들이 4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뵈르제와의 합병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양사 결합의 걸림돌로 작용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독일 등이 합병 조직 본사를 런던에 두는 문제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LSE는 성명을 통해 합병안 표결 결과 카타르투자청(QIA)과 블랙록, 인베스코 등 LSE 주요 주주의 99.89%가 찬성의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시가총액 기준, 유럽 양대 거래소로, 합병에 성공하면 270억 규모의 유럽 최대 거래소가 탄생하게 되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미국 CME그룹과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홍콩증권거래소 등과 맞먹는 수준이며, 총 수입으로 따지면 세계 최대 거래소가 된다. 합의안에 따르면, 통합 그룹은 본사를 영국에 두고, 도이체뵈르제의 카르스텐 켄게테르 최고경영자(CEO)가 맡을 전망이다.
최종 합병까지 가려면 도이체뵈르제 주주들의 승인뿐 아니라,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독일 헤세주 정부는 물론, 유럽연합과 영국, 미국 반독점당국의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양사가 브렉시트 결정이 합병에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독일 정치권과 금융감독청은 통합 거래소 본사가 유럽연합 이외 지역에 들어설 수 있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워릭경영대학원의 존 콜리 교수는 "무조건 합병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도이체뵈르제 CEO가 대표를 맡는 대신 본사를 런던에 두기로 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연합은 거래소가 자신들의 지역 안에 있기를 바랄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합병안에 반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이체뵈르제 주주들은 오는 12일 합병안 찬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런던증권거래소. 사진/홈페이지
장안나 기자 aplusky2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