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제주 토지시장 '주춤'

낙찰가율 지난달 30%p 급락…"'묻지마 투자'도 자취 감춰"

입력 : 2016-07-17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수요는 많지만 한정된 공급에 승승장구하던 제주 토지시장 인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제주시내 주택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토지 거래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제주지역 중개업소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제주도 토지 평균 응찰자수는 전달 7.2명에서 6월 8.8명으로 1.6명이 늘었다. 낙찰률 역시 24건 중 22건이 주인을 찾으면서 91.7%를 기록해 전달 77.8%에서 크게 올랐다.
 
반면,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 5월 140.2%에서 지난달 109.4%로 한 달 새 30.8%p나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140.1%)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줄곧 전국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제주 토지 낙찰가율은 부산(116.5%)에게 밀리며 2위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제주도 토지에 응찰자들이 몰리지만 낙찰가율이 떨어진 것은 너무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저가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제주 애월읍이나 구좌읍 등에서 여전히 300%가 넘는 낙찰가율을 기록하는 등 입지가 좋은 매물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면서도 "다만, 제주 땅이라고 아무 곳이나 낙찰을 받고 보자는 묻지마 투자 수요는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 모습. 사진/김용현 기자
 
 
현지 중개업소들이 체감하는 토지시장 인기 하락은 더 크다. 제주지역 중개업소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매물을 찾기 어려운데다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다소 시들해지면서 거래로 연결시키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제주 안덕면 낙원공인 관계자는 "5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화순리 인근에 부동산 중개업소는 이곳 한 곳 뿐이었는데 최근 1~2년 새 주변에 벌써 5~6곳이나 들어섰다"며 "물건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땅을 사려는 사람들도 가격보다는 '일단 사고 보자'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입지나 시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거래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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