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돌 허인철, 60년 오리온 바꿨다

착한포장·조직슬림화 등 주도…오리온 양적·질적 성장 이끌어

입력 : 2016-08-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취임 두 돌을 맞은 허인철 오리온(001800) 부회장의 혁신이 창립 60주년을 맞은 오리온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은 2분기 매출액 5401억원, 영업이익 603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2분기 매출액 5126억원, 영업이익 474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5%, 27% 증가한 수치다. 오리온은 지난해에도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2조3823억원, 영업이익 299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 12%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오리온을 두고 업계 안팎에선 지난 2014년 7월 이마트를 떠나 오리온의 경영을 책임지기 시작한 허 부회장의 뚝심이 통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 허 부회장이 지난 2년 동안 조직 슬림화, 품질 경영 등 이른바 '허인철식 혁신'을 대대적으로 꾀한 결과, 수익성과 이미지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허 부회장은 취임 첫해부터 품질 혁신인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질소포장' 논란을 돌파하기 위한 과대포장 축소에 집중했고, 아직까지 이같은 역발상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제과업체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에 나선 것과 상반된 행보다.
 
허 부회장의 야심찬 프로젝트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리온의 제품들은 '착한 과자' 이미지를 갖게 됐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으로 활동하던 중 오리온에 영입된 인물이다.
 
영입 직후부터 오리온그룹의 조직쇄신 작업에도 적극 나섰다. 취임 1년 만에 임원 절반 가까이를 교체했고, 회장실을 폐쇄하고 책임경영 강화로 조직 슬림화를 꾀했다.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합병하면서 해외법인 지배구조 간소화와 비용개선에 박차를 가
했으며, 2015년 상반기 내수침체와 메르스 여파로 제과업계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오리온은 조직개편 성공으로 수익성을 완화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
 
허 부회장은 올 1월 오리온에 초과이익분배금(PS)을 도입했다. 이는 오리온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부임 뒤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나누겠다는 약속을 지켜 오리온 전 직원들이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통으로만 알려졌던 허 부회장이 오리온에 몸 담은 2년간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며 "불황 속 전문경영인 체제인 식품업체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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