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차이나머니의 습격 규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제주도를 넘어 서울 등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미국 태평양 연안 등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전세계에 부동산 시장에 중국 자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의 외국인 토지 보유면적은 2059만㎡로 전체 면적의 1.1%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 국적이 914만㎡로 전체의 4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국(368만㎡, 17.9%), 일본(241만㎡, 11.7%)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중국인의 제주사랑은 토지거래 건수에서도 증명된다. 지난해 중국인의 제주 토지 거래량은 37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강원 208건, 경기 174건, 충남 131건 등 다른 지자체와의 차이가 확연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차이나머니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초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주상복합 단지는 10가구 가까이 중국인에게 팔렸다. 또, 강남권에서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이민제 대상이 아니어서 한국인 등의 이름을 빌려서 주택이나 상가 매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며 "실제로 중국인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매입하는 부동산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실제 홍대 상권이나 고급 주상복합 구입을 문의하는 중국인들도 간혹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 부동산 투자전문업체 세빌스(Savills)가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부동산 시장가치 총합은 약 217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가운데 25% 가량은 중국인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 태평양 해안가 도시를 중심으로 최근 중국인 부동산 매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등에는 중국인들의 주택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평균 가격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시애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케이(Kay)씨는 "최근 2~3년 사이 중국인의 미국 서부지역 부동산을 구입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크게 증가하고 있고,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집값은 물론 월세도 많이 올라 지역 내 미국인들이 저렴한 집을 찾아 외곽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해외 부동산 구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자국 내 대도시 부동산 구입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화교를 중심으로 한 해외 네트워크도 한몫하고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최근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에 대한 이점이 많이 사라지면서 갈수록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중국인은 화교를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통한 부동산투자 여행을 진행하는 등 해외 부동산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애틀 주택가 모습. 중국 자본의 부동산 매입이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김용현 기자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