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정구호와 손정완, 황재근 등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들이 홈쇼핑을 찾고 있다.
경기침체로 디자이너 브랜드 등 고가 의류에 대한 소비가 둔화되면서 고객 접근성이 용이한 홈쇼핑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저가 이미지를 벗고 고급화·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홈쇼핑의 요구와도 맞아떨어지며 '윈-윈 효과'를 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내달 한국 패션의 간판인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신규 여성복 브랜드인 'J BY'를 선보인다. 디자이너 30년 인생 중 최초의 홈쇼핑 판매 브랜드다. 디자이너는 홈쇼핑 행에 대해 "더 많은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구호 이외에도 예능프로그램 가면디자이너로 유명한 황재근 , 연예인 드레스로 유명한 '맥앤로건' 등의 디자이너 제품이 현대홈쇼핑을 통해 판매 중이다.
유명 디자이너들이 홈쇼핑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안정적인 유통 경로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홈쇼핑 관계자는 "디자이너들이 단독 숍을 내고 해외활동을 활발히 하더라도 한국 판로를 찾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홈쇼핑을 통해서는 브랜드를 한번에 알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홈쇼핑에 먼저 브랜드 론칭을 제안 하는 디자이너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백화점 등 기존의 주요 유통채널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홈쇼핑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의류는 백화점에 비해 저가지만 흥행에 성공한다면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분기별 매출은 이를 뒷받침 해준다. 지난해 1분기 3.2%, 2분기 4.6%, 3분기 8.4%, 4분기 1.3% 역신장 한데 이어 올 1분기 역시 9.2%나 매출이 줄었다. 2분기 실적은 반등했지만 성장률은 1.3%로 미미했다.
반면 지난 5월 현대홈쇼핑에서 '쿠니'를 론칭한 황재근 디자이너는 1차 방송에서 45분만에 완판하며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홈쇼핑의 또 다른 디자이너브랜드 '맥앤로건'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히트상품 1위를 기록했다. GS홈쇼핑이 진행하는 'SJ와니' 역시 올 상반기와 지난해 전체 히트상품 3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정구호 디자이너. (사진제공=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