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행보 군불때는 잠룡들)대선 향한 잠룡들의 미래 비전은

개헌·증세·사드 등 굵직한 주제 건들며 '존재감' 어필

입력 : 2016-08-23 오후 2:24:52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라는 말이 점점 회자되면서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각종 현안에 대한 각자의 색깔을 선보이고 있다.
 
◇헌법개정 대부분 동의…각론은 '제각각'
 
김무성 전 대표는 2014년 중국 '상하이발 개헌론'을 꺼내들었다가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청와대의 반격을 받은 이후 개헌 이야기를 한동안 꺼내지 않았다. '민생투어'로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한 김 전 대표는 이제 거리낌 없이 "제왕적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 '국가의 얼굴'을 담당하고, 국회의원들이 뽑은 총리가 경제·사회 등 실질적 국정운영의 주체가 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는 여권의 묘수이자 꼼수'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4년 중임제 개헌을 선호한다.
 
연정을 실험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는 수도 이전 문제를 포함한 분권형 개헌,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통령 직선제를 기반으로 하되 내각제 요소를 혼합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구체적인 개헌 방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현행 대통령제를 선호한다. 다만 국민의 동의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며 기본권 등 권력구조 개편 외의 개헌 논의도 동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용적 성장', '따뜻한 보수', '공정성장론'
 
'장기 저성장 시대'라는 문 앞에 서있는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진단하는 주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이 분야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안철수 전 대표가 두각을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대표를 지내며 '유능한 경제정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소득 주도 성장 ▲신산업전략 ▲일자리 복지 등을 종합한 '포용적 성장론'을 제시했다. '분배'의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하면서도, '경제는 보수'라는 프레임에 대응하기 위한 성장담론도 함께 내놓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에 '허구'라는 답을 내놓은 유 전 원내대표는 '따뜻한 보수'를 내세우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기득권에 의해 왜곡된 자유시장경제의 본원을 찾기 위한 개혁'을 주장한다. 사회적경제 육성과 공동체 존속을 위한 '중부담 중복지'도 찬성한다.
 
안 전 대표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공정성장론'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로는 '낙수효과'를 부정하며 대기업 위주의 성장론에서 탈피하고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질서를 조성한다.
 
김무성 전 대표는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현 정부의 정책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의 확대재생산을 위한 역할에 앞장 서 왔으며 노사문제에 있어서는 강경한 보수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왔다.
 
◇확 갈리는 '사드 배치'…원희룡·안희정 '신중'
 
유력 대선주자들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은 그들이 속한 진영에 따라 뚜렷하게 양분된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정부의 결정 이전부터 사드 도입을 적극 찬성했다.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사드 배치,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도 북한의 위협으로 인한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남 지사의 경우 부지 선정 관련 절차에, 원 지사는 한중 관계의 악화 등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안희정 충남지사는 '사드 배치 찬반 보다는 이 문제를 다루는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 낀 한국의 처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사드배치반대 투쟁위와 성주군민들이 지난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사드철회와 제3후보지 이전에 관해 토론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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