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 2인자로 불렸던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초 검찰은 이 부회장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배임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할 예정이었다. 특히 롯데건설 등 계열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정책본부로 유입됐는지, 이 부회장이 여기에 개입했는지가 초점이었다.
이인원 부회장은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3인방으로 꼽혀왔다.
자금 관리를 비롯해 그룹과 계열사의 모든 경영사항을 속속들이 꾀고 있던 인물로, 총수 일가의 허물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 부회장은 43년을 롯데에 몸담은 국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백화점 상품매입본부 전무와 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1997년에는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라 그룹을 챙겼으며, 2011년에는 롯데그룹에서 오너 일가가 아닌 인사로는 처음으로 부회장 직책에 임명됐다.
'신격호의 남자'에서 '신동빈의 남자'로 갈아탄 인물이기도 하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20여년간 신격호 총괄회장 옆에서 그의 입과 귀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부회장직에서 해임되고 신 회장이 한일 양국 롯데를 장악하는 상황이 되자 신동빈 회장 측으로 노선을 정리했다.
이 부회장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일각에선 그가 이번 롯데 수사의 '키맨'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과거 삼성 특검을 빗대어 당시 이학수와 같은 역할과 같이 이 부회장이 총대를 맬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다.
이인원 롯데 정책본부 부회장. (사진제공=롯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