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1세대 LCD 진출…국내업계 미칠 파장은?

"시기상조" 한목소리…"LCD에서 올레드도 주연 교체"

입력 : 2016-09-01 오후 6:33:54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 차이나스타(CSOT)가 11세대 LCD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LCD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정작 국내 업체들은 이번 중국의 투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중국 1위 가업업체 TCL과 자회사 CSOT는 지난달 30일 11세대 생산라인 설비 구축을 위해 약 7조7869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중국 BOE 역시 올 상반기 약 7조원을 투자해 10.5세대 LCD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반해 국내 업체들은 8세대에 머물고 있다.
 
8세대 라인(2200X2500㎜)은 55인치 패널 생산에, 10.5세대(3370X2940㎜)와 11세대(3000X3320㎜)는 70인치 전후에 최적화돼 있다. 전세계 TV 시장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중국 업체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70인치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세대가 올라갈수록 기판의 크기가 커 생산할 수 있는 패널의 수도 늘어 생산효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중국 대비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8세대의 경우 기판 1장당 60인치 패널 4장을, 11세대는 10장을 생산할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 7월 공개한 77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사진/뉴스1
 
다만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들은 최근 전세계 TV 시장의 흐름 등을 봤을 때 중국의 이번 10.5, 11세대 투자는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례로 샤프 역시 2007년 60인치에 최적화된 10세대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투자를 감행했으나 정작 TV 시장은 40인치대에 머무르며, 실패의 쓴맛을 본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금 TV 시장의 주류는 40인치대로, 70인치대가 주류가 되는 시점은 대략 2021년 이후"라며 "중국 업체들의 11세대 생산 시점은 2018~2019년으로 예상되는만큼 이번 투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특히 "주력 패널이 LCD에서 올레드로 넘어가고 있는 시장 흐름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65인치 올레드 TV 패널 원가가 11세대에서 생산된 65인치 LCD TV 패널 원가보다도 낮아질 전망"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투자 결정이 CSOT 11세대 LCD 투자 결정보다 합리적이며 중국 LCD 업체와 기술 경쟁력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는 경쟁 우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현재 프리미엄 TV 트렌드를 봤을때 이번 중국 투자가 향후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 TV를 선택하는 요건은 단순 대화면이 아닌 초화질과 곡면 등 디자인이 더 큰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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