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침구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수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수면산업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현재 슬리포노믹스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다. 이들 국가의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만큼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이란 게 업계의 기대다.
이에 따라 침구시장도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2012년 들어 국내 건설업과 부동산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국내 침구시장도 침체의 늪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침구시장은 부동산이나 결혼시즌 등 경기 동향에 크게 좌우되는 시장"이라며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결혼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침구시장도 함께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얼어붙은 침구시장을 녹인 것은 '기능성'(프리미엄) 제품이다. 면이나 솜 소재인 일반 침구와 달리 텐셀(Tencel)이나 모달(Modal) 섬유 등 친환경 섬유를 이용하거나, 구스(거위털)과 같은 고급 소재로 기능을 높였다. 친환경 제품을 추구하는 소비패턴의 변화와 함께 수면의 질을 추구하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기능성 침구시장도 커졌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4800억원이던 국내 기능성 침구시장은 2014년 6000억원 규모로 늘어났으며, 올해에는 7000억~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침구 전체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질 높은 잠에 대한 현대인들의 욕구와 맞물려 수면 시장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며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제대로 자고 싶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침구업계 1위 이브자리는 2014년 5월 개인별 수면 체험 컨설팅 브랜드인 '슬립앤슬립'을 론칭하고 개인의 수면 습관에 맞춘 제품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체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00곳이 넘는 매장을 오픈한 상태다. 세사리빙 역시 지난 2011년 알러지 방지 기능성 침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이래 매년 30%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도담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수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브자리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