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늦어짐에 따라 고령의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고령 임산부의 경우 임신성 당뇨는 물론 유산이나 자폐아 출산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브라이언 리 교수팀은 1984년부터 2003년 사이에 태어난 스웨덴 어린이 41만7000명을 분석해 30세 이상 여성들의 경우 자폐아 출산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고령 임산부의 자폐아 출산확률 상승은 환경위험 요소를 포함해 다양한 패턴의 위험이 영향을 미친 결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고령의 임산부가 각종 임신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내에 엽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임산부의 엽산 복용기간인 임신 초기부터 임신 3개월까지 엽산을 꾸준히 복용해야 자폐아 출산 등 고령 임신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엽산의 효능은 각종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레베카 J. 슈미트 박사는 700여 명의 아이와 그 어머니를 대상으로 임신 중 엽산 섭취 여부와 자녀의 자폐증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임신 초기에 매일 엽산제를 복용한 임산부의 자녀가 엽산제 미복용 임산부 자녀와 비교해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발생 위험성이 38%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고령 임산부의 건강한 출산을 돕는 효능이 있는 엽산은 시중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건강한 엽산제 선택을 위해선 구입 전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 및 함량’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임산부 엽산은 그 원료에 따라 가격과 체내 대사율 등이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엽산제는 크게 화학적인 공법을 통해 만드는 합성엽산과 유산균이나 채소 등에서 원료를 추출해 만드는 천연엽산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합성엽산제의 경우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대가 저렴하고 고함량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천연엽산제와 달리 체내 대사를 돕는 보조인자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장기 복용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반면 천연엽산제는 가격이 비싸지만 자연물에서 그 원료를 추출해 안전하고 대사성도 높은 편이다. 천연엽산을 구별하는 방법은 제품 뒷면에 ‘락토바실러스(엽산1%)’와 같이 천연원료명과 영양성분이 표기됐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이때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등의 문구가 없다면 화학 부형제가 사용되지 않은 100% 천연원료 엽산제로 볼 수 있다.
30대 고령 임신부는 2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임신 초기부터 임신 3개월까지인 엽산 복용기간에 영양제 등을 통해 체내에 엽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