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탈모증 극복 위한 노력이 이제야 결실 맺어"

(인터뷰)최명준 피토스 대표
안정적 백신회사 뛰쳐나와 탈모치료제 개발 올인…혈액속 재생물질 식물서 찾아내
"치매백신·줄기세포배양기술 등 바이오로 사업 확대할 것"

입력 : 2016-09-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 최대 백신 회사인 녹십자에서 책임연구원까지 하다 돌연 사표를 내고 탈모치료제 개발에 나선 대머리 박사. 20대부터 탈모에 시달렸다는 최명준 박사는 시중에 나온 탈모치료제를 사용해도 별 효과가 없자 제품 개발을 위해 벤처기업 피토스를 2010년 창업했다. 백신 면역학과 피부투과 피부학을 접목해 세계 최초로 탈모치료 신물질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신물질의 특허를 획득했고, 임상시험을 통해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선 이 신생 벤처기업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탈모치료뿐만 아니라 치매 백신, 줄기세포배양기술, 동맥경화치료제 등 전세계적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아직은 작은 회사지만 향후 정통 바이오업체로 피토스를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최명준 대표는 기자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주민등록증 사진부터 꺼내보였다. 10년 전에 찍은 증명사진 모습은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가르마를 탄 채 마주앉은 최명준 대표와는 사뭇 달랐다. 10년 전에는 이마와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전혀 없는 말기탈모 상태였다. 
 
"20대부터 탈모가 시작됐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로 탈모 증상이 악화됐다.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 연구를 해왔는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의약품 개발뿐만 아니라 나의 질환을 치료해보자는 생각해 탈모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1992년 카이스트에서 생명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녹십자에 입사했다. 이후 10년간 백신 개발에 매진했다. 백신 기술을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피부과로 유학을 갔다. 미국에서 3년간 선진 피부학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2005년 백신 면역학과 피부투과 기술 피부학 전문가로 화려하게 금의환향했다. 참존화장품 생물소재연구소장으로 일하며 아토피피부염, 건선 등 다양한 피부면역 화장품 개발을 주도했다. 
 
"참존화장품에서 일을 하다가 좋은 원료를 사용한 나만의 탈모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창업했다. 탈모치료의 핵심인 3가지 조건에 부합한 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혈류 흐름 개선과 혈관을 확장시켜야 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사멸을 막아야 하며, 모낭 세포를 활성화하는 물질이어야 했다. 몸속 혈액에서 답을 찾았다."
 
'스핑고신 포스테이트(sphingosine-1-phosphate)'는 혈액 속에서 상처치료를 위해 분비되는 물질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세포가 죽어가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다. 이 물질이 많으면 상처가 빨리 아물고 재생이 빨리 된다. 나이가 들면서 인체 스핑고신 포스테이트 분비가 감소한다. 
 
문제는 인체 내 물질이다보니 많은 양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스핑고신 포스테이트와 똑같은 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스핑고신 포스테이트와 거의 유사하면서 식물에 있는 물질이 '피토스핑고신 포스테이트(Phytosphingosine-1-phosphate, 이하 P1P)'다. 이 물질로 탈모치료 연구를 해보니 발모 효과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최 대표는 말한다. 
 
"P1P는 모든 식물에 있는 다 있는 물질이다. 뛰어난 재생 효능을 보여 전세계적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원가의 이유로 상업화되지 못했다. 천연물 추출로는 양이 너무 작은 데가가 1g에 4억원 할 정도로 워낙 고가이기 때문이다. 피토스는 연구를 거듭해 소량의 P1P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P1P 제품을 상업화시켰으며, 특허도 출원했다."
 
최 대표는 P1P를 가장 먼저 화장품에 적용했다. 피부투과를 촉진하는 나노폴리좀 기술을 함께 이용했다. '피토페시아'라는 탈모치료 전용 샴푸와 헤어토닉을 만들었다. 피토페시아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 두피관리센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피토스는 동화약품 P1P 두피·헤어케어 브랜드 '네버세이굿바이'의 제조자개발생산(ODM)도 맡고 있다. 
 
"남여 탈모의 원인은 80%가 스트레스, 20%가 호르몬 때문으로 알려진다. 스트레스든 호르몬이든 탈모가 생기는 마지막 단계에선 '윈트·베타카테인(Wnt/b-catenin)'이라는 단백질이 감소한다. P1P가 바로 윈트·베타카테인과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효과는 임상을 통해 입증됐다. 연구책임자 김범준 중앙대학교 피부과 교수, 연구기관 P&K 주도로 40여명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탈모치료제 성분인 '미녹시딜'과 비교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16주후 모발 굵기는 피토페시아(전체 대상자 중 76.5%)가 미녹시딜(56.3%)보다 우수했다. 모발 밀도는 피토페시아(87.5%)와 미녹시딜(88.2%)이 유사했다. 피토페시아가 미녹시딜 대비 300배 적은 농도가 투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피토페시아는 미녹시딜보다 성장기 지속 시간이 우수했다. 미녹시딜은 일정 기간 지나면 발모 효과가 감소(휴지기)하지만 피토페시아는 오랫동안 발모 효과가 지속된다는 의미다. 
 
"화장품임에도 의약품과 비교 임상을 실시한 것은 그만큼 효과가 우수한 것을 자신하기 때문이다. 부작용 발현 가능성도 낮다. 화장품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향후 P1P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에 연구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P1P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피토스는 P1P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P1P는 줄기세포치료제 배양 기간 단축에도 활용된다. 보통 5000만개 세포를 배양하는 데 보름 정도가 걸린다. P1P를 활용하면 기간을 일주일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세포 배양 기간 단축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토스는 P1P를 이용한 치매 백신과 동맥경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P1P가 항노화와 재생 효과를 보여 이들 질환에 효과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해외 일부 업체가 P1P를 사용한 치매 백신을 개발하고 있어 경쟁 구도다. 현재 동물시험 단계이며 향후 3년 내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업계에선 피토스의 성장력과 기술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투자업체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았다. 특히 치매 백신의 시장성과 진보성에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현재 피토스의 지분은 최명준 박사가 38%, 공동창업자가 30%, 투자자가 32%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한 지 6년밖에 안 돼서 사업이 초기 단계이다. 50억원 투자금을 유치해 스킨케어 등 화장품 사업 라인을 확대하고 치매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업체들의 가장 큰 단점은 캐시카우가 없다는 것이다. 피토스는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 사업이 있어서 재무구조를 안정시킬 수 있다. 화장품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투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까진 강소벤처기업이지만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이오메디칼 뷰티로 시작했지만 정통 바이오업체로 나아갈 예정이다. 세계 유일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에서 피토스를 찾아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P1P를 이용한 바이오제약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최명준 대표는 'P1P'라는 세계 최초로 탈모치료 신물질을 개발했다. 탈모치료제뿐만 아니라 치매 백신, 줄기세포배양기술, 동맥경화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해 정통 바이오업체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사진/피토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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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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