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128940)과 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도입한 내성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의 개발을 포기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올무티닙이 글로벌에서 개발 중인 경쟁약물보다 상용화가 늦어져 투자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7월 올무티닙의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무티닙은 기존 폐암 치료제 투약 후 나타나는 획득내성 및 부작용을 극복한 폐암신약이다. 국내선 올해초 '올리타'라는 제품명으로 발매됐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올해 글로벌 3상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상용화를 포기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를 재평가하고 폐암혁신치료제의 최근 동향, 자사의 폐암치료제 비전 등을 고려해서 권리 반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올무티닙의 시장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무티닙과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올무티닙보다 시장에 먼저 진입하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전세계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타그리소를 이미 허가받았다. 올무티닙은 임상 3상을 앞두고 있어 타그리소보다 2년 이상 발매가 늦어지는 셈이다.
한미약품에 능통한 관계자는 "타그리소보다 시장 진입이 늦어져 베링거인겔하임이 투자하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서 올무티닙을 투약받고 사망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항암제라서 환자의 사망이 올무티닙과 관계가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은 계약종료일인 11월11일까지 올무티닙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원활하게 이양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