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새로 문을 여는 견본주택마다 수만 명이 몰리고 청약 평균 경쟁률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올해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보다 크게 오르며 수백 대 1을 기록하는 곳이 많았지만, 이와 반대로 초기 계약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림산업(000210)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5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버뷰' 1순위 청약접수 결과, 2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8585명이 몰려 평균 30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이다. 앞서 분양된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100.6대 1 수도권 최고 평균 경쟁률을 또 한 번 갈아치운 셈이다.
부산에서는
GS건설(006360)이 올 4월부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450 대 1, 남구 '대연자이' 330대 1, 지난달 동래구 '명륜자이'까지 523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전국 분양 단지 평균 청약경쟁률 상위를 싹쓸이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달에는 지난해 10월(5만2381가구)보다 81.9% 늘어난 9만525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라 신규 분양 단지들이 연이어 청약 성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최고 청약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아크로리버뷰' 견본주택에 상담 대기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하지만 실제 계약률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청약경쟁률이 높아야 계약률도 높을 확률은 크지만, 분양시장 열기가 계속되면서 신규 물량이 역대 최대치로 공급되고 있어 '우선 청약을 넣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자들도 늘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부동산114 자료 분석 결과, 올 2 분기 전국 아파트의 초기 계약률은 70.5%로, 지난해 2분기 92.2%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한해 평균 89.2%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초기 계약률은 아파트 분양 계약을 시작한 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의 일정기간이 지난 분양률을 일컫는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청약률보다는 초기 계약률이 더 정확한 분양 시장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며 "올해 계약률이 하락하는 것을 감안할 때 향후 분양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분양 관계자는 "단순히 모델하우스에 수만 명이 모인다고 해서 계약이 조기에 완판 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최근에는 너도나도 분양시장에 몰리면서 청약통장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허수의 가능성도 높였다"고 말했다.
개천절이 낀 지난 주말 연휴동안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문을 연 A아파트 견본주택에는 무려 8만명의 내방객이 다녀가며 청약경쟁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문객수와 높은 청약률이 조기 완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고덕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분양한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가 전용 59㎡ 기준 3.3㎡당 평균 분양가 2209만원인 것에 비하면 이 단지의 분양가(2338만원)는 다소 높은 편"이라며 "자녀를 이미 다 키운 노장년층들 중 일부 실수요자는 하남 미사와 다산 등 인근 지역으로의 이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고덕에서 나온 대부분의 단지들이 모두 다 팔리는데는 시간이 꽤 소요됐다"며 "아무리 가수요가 붙는다고 해도 이 단지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만큼 조기 완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