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물든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매년 가을마다 집중되는 등산객들로 인해 크고 작은 부상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하체의 근력이 떨어지고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중장년층들은 갑작스런 산행으로 인해 근육 손상이 생기거나, 허리나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서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2~3주 전부터 미리 운동량을 서서히 늘리는 대비가 필요하며 평소 허리에 통증이 심하다면 산행을 가볍게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산행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등산을 할 때 가방은 너무 무겁지 않게 해야 하므로 최소한의 필요한 것만 챙기는 것이 좋다. 또 배낭을 맨 채로 오르막을 오를 때는 가급적 체력 소모가 적은 길을 선택하고 경사면을 ‘갈지자(之)’로 오르는 게 좋다.
문동언통증의학과의 문동언 원장은 “평소에 등산을 즐기던 분들도 산을 타는 속도를 잘 조절해야 하며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들의 경우, 부상을 입으면 골절과 같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항시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오르막길 보다 내리막길에서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내리막길을 내려올 때는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로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만약 평소에 허리통증이 심하다면 경사가 심한 코스 보다는 평지처럼 완만한 코스를 산행하는 것이 좋다. 또 등산스틱이나 발에 잘 맞는 등산화 등을 준비하여 허리의 부담을 줄여 주어야 하며 등산 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온찜질을 통해 경직된 허리근육을 이완시켜 주어야 한다.
하지만 7일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퇴행성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허리 통증 외에 하체까지 찌릿한 방사통이 있거나 허리를 굽힐 때, 장시간 오랫동안 앉아있을 때 통증이 심하다면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나 대증요법에도 불구하고 허리가 심하게 아픈 경우에는 경막외신경주사, 고주파수핵감압술과 같은 비수술적치료로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경막외신경주사는 영상유도장치를 이용하여 신경뿌리가 나오는 구멍에 바늘을 넣어 조영제로 약이 퍼지는 모양을 확인한 후,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치료이다. 이 치료는 조영제를 투여하여 신경뿌리 주위의 유착과 압박의 상태를 파악하고, 마취제를 주입하여 염증과 부종을 줄여 줄 수 있어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또 고주파수핵감압은 두께 1mm의 얇은 고주파 바늘에 약 40~50도의 저온 고주파 열을 가해서 디스크의 수핵을 용해시키는 치료이다. 이렇게 치료를 하면 튀어나왔던 디스크가 수축을 하여 통증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또한 무릎 관절염 환자는 하산할 때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리통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가급적 경사도가 낮은 코스를 타는 것이 좋으며, 등산 도중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물에 젖은 수건으로 마사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허리와 무릎 외에도 등산 후 발꿈치 안쪽으로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일시적으로 발바닥이 타는 듯한 찌릿한 느낌이 나타나다가 심한 경우, 보행에 지장을 줄 만큼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에 발마사지를 하여 발의 긴장을 풀어주고 등산 전용 스틱을 사용하여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또 발뒤꿈치 스트레칭이나 실리콘 패드를 착용하여 아킬레스건과 족저근막이 지나치게 긴장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만약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손상된 근막에 자극을 주는 체외충격파 치료나 초음파 유도하 국소마취제 주사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조절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 문동언 원장은 “척추관절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통증전문의와 상의하여 산행 여부와 코스를 정해야 하며 필요에 의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특히 가을에는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서 부상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기온차를 대비하여 여러 겹으로 된 등산복을 입고 산행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