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대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8개 손보사가 대출로 거둬들인 돈은 1조279억원이다. 이는 당기순이익에 75.4%에 해당하는 규모로 보험사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가장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대출을 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보사들은 자산운용을 통해 예금과 채권, 대출, 증권을 통해 이자수익을 거둬들이는데 이 중 42.2%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받은 돈이다. 8개 전체 손보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625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75.4%인 1조279억원이 대출 이자로 받은 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6.4%보다는 1%포인트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대출이자가 2925억원으로 당기순이익 5156억원의 56.7%를 차지했다. 현대해상은 당기순이익 1989억원에 대출이자는 1475억원(74.1%)을 기록했다. 동부화재는 대출이자 1600억원(67.3%), KB손보는 1420억원(81%)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사로 갈수록 대출 의존도는 높아 당기순이익보다 이자수익이 높았다.
흥국화재(000540)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9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자수익은 54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에 5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한화손해보험(000370) 또한 이자수익 86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602억원보다 높았으며
롯데손해보험(000400)도 당기순이익 254억원보다 이자수익이 20억원 많았다.
이렇듯 손보사들이 대출에 목매는 이유는 자산운용 측면에서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약관대출만 하더라도 5% 가까이 보장받는다"며 "대출 원가를 제외하더라도 다른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높아 수익성을 고려해 대출 영업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관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계 경제가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가계와 보험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약관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반면 대출을 못 갚아 보험을 해지하는 고객이 늘어날 경우 보험사의 장기 전략에도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사 이자수익 현황 자료/손해보험협회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