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천고가 결함…PE관 내부 부식이 주요 원인

동일 공법으로 지어진 14곳 검사 결과 이상 없어

입력 : 2016-10-27 오후 2:21:12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지난 2월21일 긴급 폐쇄된 정릉천고가 텐던(강선다발)의 주요 손상 원인은 폴리에틸렌(PE)관 내부 강연석 부식인 것으로 최종 결론 났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정릉천고가 결함 최종 원인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시는 내부 강연선 부식은 설계와 시공, 규정, 유지관리 상 여러 요인들이 한 지점에 중첩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텐던 손상은 PE관 내부 강연선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채워 넣는 물과 시멘트, 혼화제를 섞은 그라우트 충전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라우트(시멘트+물+혼화제)의 물 비율이 높아 블리딩수가 발생하고, 노출된 강연선에 부식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블링딩은 시멘트와 물, 모래와 자갈을 섞어서 틀에 부을 때 수분이 많으면 시멘트와 자갈이 섞이지 않고 따로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또 그라우트 주입 후 에어벤트(공기구멍)가 제대로 밀봉되지 않아 염화물을 함유한 노면수가 침투해 부식이 촉진됐다. 
 
지난 1999년 지어진 정릉천고가의 당시 PSC교량 공법은 철근과 콘크리트로 하중을 지지하는 철근 콘크리트 교량과 달리 하중이 발생할 부위 콘크리트에 미리 텐던을 넣어 만든 후 긴장력 조절로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이다. 
 
국내보다 앞서 도입한 외국 선진국에서는 이미 텐던 부식으로 인한 문제점이 대두돼 관련 연구가 시작됐지만 당시 국내 기술수준으로는 이와 같은 문제점 인식에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관련 시방 기준이나 시험법 등도 미비한 상태였다.
 
조사단은 정릉천고가 결함 발생 원인을 ▲설계상 ▲시공상 ▲시방기준상 ▲유지관리상 총 4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설계상 원인으로는 부식이 발생한 구간은 도로 경사가 0에 가까워 물이 고이기 쉽고 배수가 어려운 형태로 설계됐다. 또 에어벤트(공기구멍)가 교량 상부에 위치해 포장 손상시 노면수 침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공 원인으로는 이미 시공 당시 그라우트의 물-시멘트비는 시방 규정인 45% 또는 그 이상으로 당시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그라우트 충전 불량이 발생하고, 에어벤트 마감이 밀실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시방기준상 원인으로는 정릉천고가에 적용된 시방 규정은 블리딩률에 의한 기준이나 시험법이 미비해 블리딩 가능성이 존재했고, 압력 주입방법과 덕트 접합부 체결, 그라우트 주입 위치 등에 대한 세부 규정도 미비한 상태였다. 
 
유지관리상에 있어서 정릉천고가는 준공 이후 초기점검 1회와 정밀점검 6회, 정밀안전진단 2회를 실시했지만 텐던에 대한 유지관리 지침이 미비해 텐던 내부에 대한 조사와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번 정릉천고가 결함을 계기로 서울시 내 PSC 공법으로 시공된 교량 14곳을 정밀 검사한 결과 중대결함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시는 연내 PSC교량 안전점검 매뉴얼을 작성하고, 안전점검 주기 단축과 PSC교량 관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강화를 시행할 계획이다. 
 
오는 2017년 상반기에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중앙부처에 설계기준 및 공사시방서 개선, 텐던 안전점검·정밀안전진단 지침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지난 3월 16일 끊어진 텐던에 대한 교체를 마치고, 추가 검증과 확인을 거쳐 최종 통행 재개를 결정했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번 원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설물 안전성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유지관리, 안전관리 방안을 철저히 마련할 것”이라며 “시민 안전을 위해 단 1%의 문제가 있더라도 철저한 원인조사와 보수·보강을 실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17일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에 손상된 일부 텐던을 교체한 모습.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