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 중부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사고가 국내 정유업계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 주 셸비 카운티 버밍햄시 인근에서 발생한 휘발유 송유관이 폭발하면서 주요 송유관이 줄줄이 폐쇄됐다.
송유관을 관리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미국 최대의 석유정제제품 운송 파이프라인 운영회사다. 텍사스를 비롯한 걸프 해안지역 제품공급 시설부터 뉴욕을 포함한 미국 동부지역까지 휘발유를 실어나르기 때문에, 당분간 이들 지역은 인근의 유럽 등에서 물량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재고가 축소, 휘발유 수급이 타이트 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사고가 난 장소는 지난 9월 휘발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한 곳과 불과 4.8km 떨어진 지역이다. 당시 휘발유 약 6000~8000배럴이 유출되면서 12일 동안 가스관을 폐쇄했고, 이로 인해 동남부 지역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는 이번 사고가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복구될 지 등 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일반적으로 등유 등 난방유의 마진이 높아지고 휘발유는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 비수기를 맞지만, 이번 사고로 휘발유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이에 반응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31일 종가(15만1500원)보다 7000원 오른 주당 15만8500원으로 마감했으며, 에쓰오일도 8만2000원에 마감하며 이틀 전 보다 3500원 올랐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는 평균 유가 상승으로 재고평가 이익과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정유 부문의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며 "직전 분기 환율에 의한 실적 감소의 기저효과도 가능하고"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수(OPEC)의 감산 합의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달러 약세와 송유관 폭발 사고와 따른 공급차질 우려로 장 초반 상승하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19센트 내린 배럴당 46.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 사진/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홈페이지 캡쳐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