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엔터주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 엔터주인 에스엠(041510)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나란히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사드 배치 결정이 3분기 실적에 직접적으로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엠은 3분기 연결기준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한 104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7% 감소한 135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수준이었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기준으로 에스엠은 국내 대형 공연과 매니지먼트 활동 증가로 인한 국내 출연료 및 MD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44%의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중국 현지의 음원 플랫폼인 ‘알리 플래닛’의 음원 매출 성장으로 해외 음원 부문이 같은 기간 74% 3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주요 자회사
SM C&C(048550)는 국내 드라마, 국내 예능 프로그램과 중국향 예능 프로그램의 방영으로 실적 호조를 보였다. 또 장동건의 중국 드라마 '사랑했던 널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출연 등 아티스트들의 활동 확대로 실적이 성장해 큰 폭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스엠 소속 그룹 EXO-CBX. 사진/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전년동기대비 112.4% 증가한 1013억원의 매출액과 같은 기간 121.4% 증가한 1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룹 빅뱅의 콘서트 매출과 MD 판매, 소속 배우들의 출연료 수입 등이 이와 같은 호실적의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고, 분기 기준 사상 최고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유는 빅뱅 등의 아티스트 콘서트 매출액과 로열티수입이 크게 증가하였고, MD제품 등의 굿즈 매출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차승원, 김희애, 강동원 등의 배우를 지속적으로 영입한 효과로 출연료수입과 광고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앨범과 디지털음원 매출도 증가하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성장에 기여하였다"고 덧붙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빅뱅. 사진/와이지엔터테인먼트
두 회사의 4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홍정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의 4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0.2% 상승한 894억원의 매출액, 같은 기간 282% 늘어난 8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샤이니, 레이, EXO-CBX 등의 앨범 판매가 반영되고, 국내외 20회 공연이 진행되며, 일본 매출 인식 공연 40만명이 인식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대해 "4분기 전년동기대비 53% 늘어난 855억원의 매출액, 같은 기간 76% 증가한 71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빅뱅의 정규앨범과 빅뱅, 위너, 아이콘, 싸이, 젝스키스의 국내외 콘서트가 매출에 인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류 금지령이 지속될 경우 내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수출과 소속 아티스트들의 현지 활동 등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한 반응이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에 대해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NCT 유닛은 내년 데뷔할 것으로 예상되며 티켓 직접 판매를 통한 중국 공연의 매출 인식 구조 변화도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었지만 내년 가시화될 것이며 유의미한 중국 진출을 통한 중장기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엔터사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서는 '한류 금지령'으로 인해 3대주주인 중국 텐센트와의 현지 합작 프로젝트가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간판 아티스트인 빅뱅 멤버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이 오히려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황현준 연구원은 "내년부터는 빅뱅 멤버들의 군입대로 완전체 활동이 어려울 것이다. 2017년에는 흥행성이 검증된 빅뱅 유닛 및 솔로활동, 아이콘, 블랙핑크 등의 성장, 그리고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빅뱅의 공백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기존 인기 아티스트가 군 제대 후 활동에 복귀한다는 점, 신규 아티스트를 통한 매니지먼트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에스엠 소속 동방신기는 내년 8월 제대할 예정이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속적으로 인기 배우를 영입하면서 매출 창구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