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은 면적이 적은 소형일수록 가격 상승폭이 컸지만, 전세는 오히려 대형 면적대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선호현상 지속에 중대형 공급이 줄면서 희소성이 높아진데다, 자산보유자들이 세금 등 각종 추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 11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소형 1억3462만원, 중소형 2억3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초 1억2324만원, 1억9285만원과 비교해 각각 9.2%와 5.3% 오른 것이다.
반면 대형은 7억2766만원에서 7억5660만원으로 4.0%, 중대형은 4억5229만원에서 4억6831만원으로 3.5% 오르는데 그쳤다.
실수요자들이 대거 매매로 전환하면서 환금성 등이 뛰어난 적은 면적대 아파트 선호현상이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세가격은 오히려 대형 면적대에서 상승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대형 6.1%, 중대형 5.0%를 기록했다. 중소형 4.9%, 소형 5.2%보다 가격이 더 뛰었다.
실제,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수성보성 아파트는 전용면적 49.21㎡의 전세가격이 올해 1분기 1억7000만원에서 4분기 2억1000만원으로 23.5% 올랐다. 같은 기간 이 아파트 전용 134.96㎡는 3억4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35.3%나 오르며 대형의 상승폭이 소형을 크게 웃돌았다.
고가전세가 즐비한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올해 초 대비 서울 아파트 소형 매매가격 상승률은 16.1%로, 대형 5.5%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전세가격은 소형 5.8%, 대형 5.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매매의 경우 전세의 전환 등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되면서 면적이 적은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며 "반면, 전세는 고가주택에 대한 자산가들의 고정 수요가 있는데다 세금 등을 줄이기 위해 자산가들의 전세 선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