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호갑
(사진)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송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악의 경제 상황 아래에서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안을 무분별하게 발의하는 것은 무책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규제 입법의 합리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련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이후 7개월 동안 발의된 입법안은 약 4000건에 달하며, 이중 상당수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승계와 관련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안의 경우 대상기업이 현재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기업에서 중견기업은 제외되거나 상속세액 공제한도를 축소하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강 회장은 국회의원 한명당 14건 이상을 발의한 셈이라며 "대한민국은 입법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고착된 경제 법안들로 경제활성화가 오히려 왜곡될 우려가 있다"면서 “경제생태계의 발전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의 규모에 비교할 때 이를 뒷받침할 정치생태계의 적합성과 진정한 민주화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사회시스템을 하루빨리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중견기업특별법이 시행되고 중견련이 법정단체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강 회장은 "많은 정책이 중소기업 또는 초기 중견기업에 집중되어 있을 뿐 대다수의 중견기업을 위한 정책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중견련은 대표적인 중소기업의 경영애로로 판로 규제, 엄격한 가업승계 요건, 공장 신·증설 규제 등을 꼽았다. 강 회장은 "판로규제와 관련해 중견기업은 공공시장 입찰 제한과 민간시장의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가업승계의 경우 매출액 3000억원 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했지만 사전·사후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련은 내년에 중견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발굴해 해소하는 등 주요 법과 제도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독일의 ‘히든챔피언’ 사례는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 많은 선진국의 정책 기조는 중견기업 중심으로 옮겨간 지 오래”라면서 “안정적인 국가 경제 발전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규모에 따른 ‘지원’과 ‘배제’의 단순한 이분법적 인식을 벗어나 글로벌 전문기업으로서 중견기업의 육성·발전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