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117930)의 알짜자산으로 분류됐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이 결국 세계 2위 해운사인 MSC로 넘어갔다.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세계 2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의 자회사 TiL에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넘기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우리나라 법원과 미국 법원의 허가·승인, 미국 항만청의 승인과 롱비치터미널 대주단의 동의 등 4개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법원은 한진해운과 TiL의 지분인수 계약을 허가한 상태로 나머지 3개 조건만 충족하면 최종 마무리 된다. MSC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가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과 함께 가장 알짜자산으로 분류돼 왔다. 한진해운은 이번 롱비치터미널 매각을 통해 사실상 청산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진해운은 지난달 30일 부산지점, 이달 20일 서울지점 사무실을 폐쇄하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영업이 마비된 데 다른 결과다.
한진해운의 인력유출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한 SM그룹(삼라마이더스)은 내년 1월1일부터 한진해운 직원 300여명을 고용 승계한다.
이 직원들은 당분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근무한 뒤 향후 부산으로 소재지를 옮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상선(011200)도 오는 30일까지 한진해운 육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력 직원 채용에 나선다. 모집 부문은 컨테이너, 터미널, 해사, 벌크, 경영관리, 재무 등 전 분야에 걸쳐 약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3일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 보다 높다”고 판단하면서 파산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 청산가치가 1조7900여억원으로 산정됐지만, 존속가치는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미주~아시아 노선 등 핵심 자산을 대한해운에 양도함으로써 영업 기반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으로 분류됐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이 결국 세계 2위 스위스 해운사인 MSC로 넘어갔다. 이에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