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가격 10년전 대비 12억원 하락…"그래도 초고층"

수익성 보장에 '부촌' 타이틀 놓치고 싶지 않아

입력 : 2016-12-21 오후 5:03:07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강남지역 초고층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몇년 사이 수억원씩 떨어졌지만 재건축 단지들은 여전히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고집하고 있다. 부촌의 랜드마크란 자존심을 지키면서 수익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강남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서울시가 한강변 경관을 이유로 35층 층수 제한을 두자 재건축 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73층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2006년 50억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244㎡가 올해는 38억원에 거래되면서 10년 사이 12억원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1월 25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 163㎡은 올해 11월 20억1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69층 높이의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매매가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년 전 전용 154㎡은 17억5000만원에서 올해 14억5000만원으로, 전용 157㎡도 19억5000만원에서 올해 13억원으로 3~7억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58층의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도 지난 2009년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119㎡는 올해 9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2010년 최고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163㎡도 올해 16억원에 거래되면서 3억원 내외로 매매가가 빠졌다.
 
전문가들은 초고층 아파트 대부분이 주상복합인데다 대형 평면으로 지어지면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걸 가격하락의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처럼 초고층 아파트 매매가가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강남 재건축 조합들은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사업계획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라는 이점으로 분양가 대비 웃돈 이득을 볼 수 있고,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한강 조망권까지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수익성도 보장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2004년 분양한 타워팰리스는 입주 당시 분양가 보다 매매가가 2배 이상 뛰어오르며, 전국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상승률 상위 10위권에 무려 7개 타입이 순위에 들기도 했다.
 
현재 압구정 지구 등의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50층 이상의 초고층 사업을 고수하는 반면 서울시는 이를 불허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구현대 재건축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는 균형 잡힌 스카이라인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층수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최고층을 35층으로 획일화 하면 성냥갑 아파트가 될 확률이 높다"며 "최대 층수를 높이되 다양한 높이로 건축하면 한강변 경관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압구정동 H공인 관계자는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강남의 한강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특별건축구역이 적용돼 38층까지 허용되기도 했다"며 "사업성도 문제지만 거주자들 사이에 서울 최고의 '부촌'이라는 타이틀을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도 어느 정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와 구현대 1·2차는 올 들어 매매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단지로 꼽혔다. 신현대 전용 169㎡는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시세가 24억원이었으나, 이달 현재 31억원으로 1년 사이 최고 7억원 상승했다. 구현대 1·2차 196㎡도 지난해 말 평균 25억5000만원에서 32억5000만원으로 7억원이 올랐다.
 
초고층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여전히 5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고집하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강남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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