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김기춘·우병우·안종범 몰라”

“미르·K스포츠재단 관여 안 해”…“태블릿PC 내 것 아냐”…정유라 이야기에는 눈물

입력 : 2016-12-26 오후 7:48:06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26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안종범 전 수석을 모른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과 약2시간30분가량 비공개로 만나 심문과 답변을 진행했다.
 
김성태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특위위원들에 따르면 최씨는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을 아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고, 같이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진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아이디어를 낸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과 공모관계를 검찰에서 인정했냐는 질문에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일에 8000억원대의 차명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독일에는 한 푼도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와 관련해서는 “나는 노트북을 사용했다”며 “2012년에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그 다음부터는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했다”고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대통령에 대한 감정은 어떠냐’는 질문을 하자 “대통령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지만, 그 외의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최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모르쇠와 묵비권으로 일관했지만, 딸 정유라씨와 관련된 질문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우리 딸은 이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 왜 부정입학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전했다.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딸이 걱정되느냐, 손자가 더 걱정되느냐”는 질문에는 울음을 터뜨렸고, “딸과 박 대통령 중 당신이 구치소에 와 있는 상태에서 누가 더 상실감이 크고 어렵겠냐”는 질문에는 울면서 “딸이죠”라고 답했다.
 
그외에도 같은당 안민석 의원이 “몇년형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느냐. 국민들은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자, 최씨는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 청문회'가 최순실, 정호성, 안종범 증인이 불출석한 채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