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재무탐정의 자산관리)는 KTB투자증권 원강희 리스크관리실장(상무)과 증권부 김보선 기자가 금융투자의 트렌드를 이론과 실전에 걸쳐 다양하고 쉽게 얘기나누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자본시장에서 올해부터 달라지는 투자 환경과 그 효과에 대해 살펴봅니다.
위험성이 높은 IPO 공모주에 투자할 경우 안전장치가 마련되는데요, 어떤 제도인가요?
정부는 우리나라에서도 테슬라와 같은 유망한 기업들이 자금 모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에 도입한 제도로는 코스닥 일반 상장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2개 이상의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평가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금년부터는 상장 주관사의 추천에 의한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이 추가 되었습니다. 기술기업이 아니더라도 성장성이 충분하다면 상장의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적자 기업도 미래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특례 상장 요건은 유망한 기업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증권회사가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이들 기업을 평가하여 상장시키라는 의미에서 정해진 일정 기간 안에 공모주 투자자가 환매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환매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정해진 공식에 따라 공모가의 90% 이상에서 환매를 해 주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 도입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증권회사에서도 아무 기업이나 상장시킬 수가 없게 되고 정말 자신 있는 기업만 골라서 상장시키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해 자산관리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도 한 단계 새로워집니다.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도입 초기인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정부는 올해 2분기부터 테스트를 거쳐 고객의 성향을 감안하여 고객에게 맞는 일임과 자문서비스가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허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열풍은 작년부터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의 단점인 편견과 감정의 개입이 없이 투자자들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최적화하여 추천해 준다는 것은 일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그것이 결국 사람이 프로그램 하는 것이고 아직은 초기 단계이므로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에도 오류가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투자 선택 시에 참고 사항으로 활용하는 정도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공지능 알파고처럼 사람을 뛰어넘는 투자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는 현재까지는 과도한 기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을 연구하면서 축적된 각종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바둑이라는 경우의 수는 무한하지만 적어도 게임의 룰이 명확한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투자에는 아직 바둑처럼 명확하게 정의된 투자의 룰이 없으며, 가치투자 방식 외에는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정석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성과를 가지고는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만든다 해도 그 투자에 대한 학습의 알고리즘을 만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미래에 투자에 대한 보다 진화된 이론이 나온다고 하면 로봇이 투자를 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투자를 대신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가연계증권(ELS)은 지난해 투자자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올해부터 투자 원칙이 엄격해진다고 하는데, 시장 위축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금융감독원은 ELS, DLS 혹은 원본보전 옵션이 없는 변액연금을 신규투자자, 고령투자자 및 초고령 투자자에게 판매할 경우 해당 상품을 권유하는 투자권유 사유 및 핵심 유의사항을 상세히 기재하여 고객에게 교부하도록 의무화 하였습니다. 또한 부적합투자자가 설혹 짧은 시간 안에 설명을 듣고 이해를 못한 상태에서 일시적인 착각으로 청약을 했다 하더라도 숙려기간을 둬서 이 기간 내에는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제도들이 시행되면 ELS의 판매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선진국에서는 고위험 파생상품을 개인에게 판매하는 경우 우리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회사들은 투자자의 안전을 우선순위에 놓고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옵션을 매수할 때 필요한 기본예탁금이 3000만원으로 낮아지는 등 파생상품시장의 규제는 완화되는데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현재 선물, 옵션을 매매하기 위해서는 기본예탁금을 5000만원 이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일종의 보증금으로써 고객이 손실을 볼 경우 결제에 충당하기 위한 최소금액을 증권사가 받는 것입니다. 이것이 최초에는 1500만원이었으나, 선물옵션 시장이 지나치게 투기장화 되자 이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예탁금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기본예탁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습니다. 선물 옵션 거래는 원래 레버리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작은 돈을 가지고 큰 효과를 원하는 시장입니다. 그런데 기본예탁금이 커지면서 레버리지의 효과가 반감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본예탁금을 줄여서 레버리지를 크게 해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어렵습니다. 선물옵션 거래가 사회에 주는 부가가치와 투기의 부작용 사이에서 균형 있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이러한 고민을 반영하여 정부는 우선 투기성이 약한 부분에 대해서만 일부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즉 고객이 현물을 들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기본예탁금 없이 선물 옵션을 이용하여 헤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즉 내가 삼성전자 주식 1000만원을 들고 있다면 삼성전자 주식선물 1000만원 매도에 대해서는 예탁금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옵션의 매수 포지션은 손실의 가능성이 지불한 프리미엄의 범위 내로 한정되므로 옵션 매수포지션만 가지고 있는 고객에 대해서는 기본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낮춰주기로 하였습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