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코오롱스포츠가 2006년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적자에도 꾸준히 투자한 결과로 한류스타 마케팅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국내 기업의 중국활동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를 극복한다면 올해 연매출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는 작년 중국에서 전년대비 30% 성장한 9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대 매출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연간기준 영업이익이 30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오롱인더(120110) FnC부문의 전체 실적의 경우 중국 아웃도어 사업의 성장성이 국내 시장의 부진을 상쇄하며 전년과 비슷한 1조14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의 호실적은 한류스타 송중기 효과가 컸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작년 상반기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 송중기를 통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당시 '송중기 워킹화'라는 이름이 붙었던 워킹화 삭스는 드라마 방영 이후 매출이 급증하며 중국 특별 모델을 선보일 정도였다. 송중기가 입고 나왔던 헤비다운인 안타티카도 계절과 상관없이 문의가 빗발쳤다. 이같은 효과는 연말까지 이어지며 겨울시즌 다운재킷 판매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스포츠는 작년 하반기 강동원을 새 모델로 기용하며 톱스타를 통한 한류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년간 꾸준히 매장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한 점도 결실을 봤다. 코오롱스포츠는 지속된 적자에도 중국내 매장을 매년 꾸준히 확대하며 지난해말까지 230여곳으로 늘렸다. 중국 진출 이후 지속해온 노세일 전략도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
중국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때마침 시작된 중국의 아웃도어 열풍도 이용할 수 있었다.
중국 내 아웃도어 시장은 소득수준의 증가와 국가 차원의 스포츠산업 촉진 정책 등의 영향으로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백화점을 통한 매출보다는 쇼핑몰이나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이같은 점을 반영해 지난해 온라인 중심의 유통망을 확대·강화했고 중국 현지 생산을 늘리며 중국인의 취향과 체형에 맞는 상품을 확대했다. 또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위챗과 웨이보 등 SNS를 통한 마케팅도 강화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에도 중국 내에서 매장을 꾸준히 확대해가며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230개 수준인 매장을 올해 250곳으로 늘리고 매출은 1000억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스포츠 상하이스토어 전경. (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