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삼성(SAMSUNG)의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품질경영'에 큰 오점을 남긴 데 이어 이재용 부회장마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 구속되면서 '윤리경영'에도 할 말을 잃게 됐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20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Harris Poll)이 발표한 '2017년 미국내 기업 평판지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9위를 기록, 지난해 7위에서 무려 42계단이나 추락했다. 48위를 기록한 현대차보다도 밀리며 국가대표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줄곧 10위권 안팎을 유지했다. 2012년 13위, 2013년 11위, 2014년 7위로 상승세를 타다가 2015년에는 구글, 애플마저 제치고 3위까지 올랐다. 지난해 다시 7위로 하락했지만, 미국 외의 기업들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안착했다. 지난해에는 80.44점으로 80점 이상에 부여되는 '탁월'(Excellent)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75.17점으로 '매우 좋음(Very Good)'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평판 순위 급락은 지난해 발생한 갤럭시노트7 단종이 단초가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해리스폴의 조사 시점이 지난해 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특검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수사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해리스폴은 보고서에서 기업 명성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리더의 불법 행위'(응답률 85%)를 지목했다. 제품·서비스에 대한 거짓 또는 오해(83%), 회계 조작(82%), 보안·정보 침해(74%), 작업환경·문화(67%), 직장내 차별(65%), 제품 결함에 따른 리콜(65%) 등도 기업 명성의 부정적 요소로 꼽혔다. '유령계좌' 스캔들에 휩싸였던 미국 은행 웰스파고,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독일의 폭스바겐, 그리고 삼성이 지난해 명성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의 경우 리더의 불법과 제품 결함에 따른 리콜, 두 항목이 외신을 타며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브랜드 이미지 1위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차지했다. 2위는 미국의 식료품 체인점 웨그먼스가, 3위는 퍼블릭스 슈퍼마켓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존슨&존슨, 애플, UPS, 월트디즈니, 구글, 테슬라, 3M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29일부터 12월16일까지 미국 소비자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다. 예비조사는 9월 13∼15일, 10월 4∼6일에 이뤄졌다. 평가 요소는 기업의 비전과 리더십, 사회적 책임, 호감도, 제품과 서비스, 근무환경, 재무성과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