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무리 늦어도 이정미 헌번재판관(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퇴임일인 13일 까지는 선고가 내려질 게 확실시된다. 곧 박 대통령은 물론, 국가의 명운이 결정된다.
그동안의 심판 진행상황을 살펴본 법조계에서는 탄핵소추 인용이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뒤늦게 합류한 김평우 변호사의 여론몰이전은 낯이 뜨겁다. 김 변호사 등은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법리와 증거로 반박하기 보다는 과격한 언동으로 시간과 시선을 끌었다. 최근에는 탄핵반대 집회에 나와 ‘혁명가’를 자처했다. 지지세력을 모아 일찌감치 대통령 파면 이후를 염두해 둔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더 나아가 ‘대권 도전 수순’아니냐는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도 들린다.
7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김 변호사는 자칭 ‘법치와애국모임’ 회장 자격으로 이날 박영수 특검 및 검찰 특수본의 범법행위 및 인권침해 조사위원회 출범식에 나왔다. 사회자인 인지연 미국변호사(북한동포와통일을위한모임 대표)는 김 변호사를 ‘구국의 영웅’으로 찬양했고, 기자회견장을 꽉 채운 대중들도 그를 ‘난세의 영웅’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지지세력의 열렬한 환호를 등에 업고 김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죄 피의자로 특정한 박영수 특검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박 특검팀은 태생적으로 위헌적인 수사권력”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쓴 ‘탄핵을 탄핵한다’ 광고를 받아주지 않는 언론 역시 싸잡아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언론사들은 엄청난 공룡이다. 엄청난 먹이를 먹어야 된다. 바로 광고”라며 “우리가 광고를 끊으면 언론사들은 다 망한다. 먹잇감을 끊읍시다”라고 주장했다. 이 때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한 마디마다 수백여명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대통령 대리인단의 또 따른 변호인 조원룡 변호사는. “변론재개, 탄핵각하,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다. 법정 밖에서의 탄핵심판 여론몰이다. 변론은 지난달 27일 종결됐지만 김 변호사 등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장 변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변호사는 법정 안에서 자신의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자다. 변호사가 법정 밖에서 변론 행위를 이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김 변호사와 조 변호사의 행위는 선동에 가까운 정치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두 변호사에게 묻고 싶다. 차라리 이번 사건을 기회로 정치에 입문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이우찬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