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연금보험의 보험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4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들이 1990년 중반부터 2003년까지 판매한 연금보험 상품의 배당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각 보험사들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받아 살펴보고 있다. 또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현장검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가 된 연금보험은 1990년대 중반에서 2003년까지 판매된 유배당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배당준비금에 적용되는 이자율 산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미 2003년에 감독규정을 개정해 배당준비금 적립시 반드시 예정이율 이상을 적용하도록 명시했다. 문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3년에 팔린 연금보험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연금이 개시돼 예정이율보다 낮은 이자율이 적용된 배당금이 지급됐다.
생보사들은 연금 개시 시점에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배당준비금을 쌓아두는데 배당준비금에도 이율이 붙는다. 상품요약서에는 예정이율에 이자율차 배당률을 추가로 얹어준다고 기재돼 있다.
이자율차 배당률은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에서 예정이율을 뺀 이율로 보험사가 예상했던 이율 이상으로 자산운용 수익이 높으면 그만큼을 가산해 주겠다는 얘기다.
한화생명(088350)과 알리안츠생명 등은 자산운용 수익률이 예정이율을 밑돌아 이자율차 배당률이 마이너스가 돼도 배당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율을 예정이율 이상으로 계산해 왔다.
반면,
삼성생명(032830)과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는 자산운용 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낮아 역마진이 나면 예정이율에서 차감했다.
1990년대에 연금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옛 제일생명), 흥국생명, KDB생명(옛 동아생명) 등 6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