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113조원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는 유병률은 낮지만 전세계 환자수를 감안하면 막대한 수익창출이 가능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제약산업 분석전문회사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전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020억달러(약 113조원) 규모다. 2022년에는 2170억달러(약 240조원)로 2배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
희귀질환은 유병 인구가 2만명 이하(미국 20만명 이하)면서 치료 방법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말한다. 유병률이 낮은 만큼 환자수도 적다. 제약사들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희귀의약품 개발을 기피해왔다. 하지만 2000년 무렵부터 희귀의약품 시장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올랐다. 신약후보물질의 기근으로 전세계 제약사들이 희귀의약품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각 국가의 제도적 지원으로 막대한 수익 창출도 가능해졌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희귀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리툭산'이다. 리툭산은 한해 8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희귀의약품은 허가절차가 다른 신약에 비해 간단한 편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선 희귀의약품을 신속하게 허가해주고 있다. 임상 2상을 마친 뒤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조건으로 판매허가가 가능하다. 경쟁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독점권도 부여하고 있다. 임상연구 세금 공제, 허가신청비 납부 면제,등 각종 인센티브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희귀의약품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0년 초반에는 희귀의약품 허가가 전무했지만 2010년에 8개에서 2015년에는 21개로 크게 늘었다.
국내 제약사들도 희귀의약품 개발에 줄줄이 착수했다. 글로벌 제약사보다 자본력에서 열세인 국내 제약업계에 해외진출의 돌파구로 자리잡았다. 다른 신약에 비해 개발비가 적고 개발 기간이 짧다는 게 장점이다. 희소성으로 글로벌 라이선스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도 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JW중외제약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재발성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메디포스트(078160)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안트로젠(065660) 이영양성 수포성표피박리증,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제 등도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다양한 희귀질환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희귀의약품은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회사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에서 판매 가능해 시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