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을 자각한 임신부의 10명 중 4명이 증상을 방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로슈진단은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3월7~9일까지 임신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신중독증인식 실태' 조사 결과(표본오차 ±4.38%)를 3일 발표했다.
임신부의 79.2%는 체중의 급격한 증가(44.4%), 부종(18.6%) 등 초기 자각 증상부터 심한 두통(39.2%), 우측 상복부 통증 및 심와부 통증(19%), 시력장애(13.6%), 고혈압(11.6%), 단백뇨 의심(10%), 소변량의 현저한 감소(4.6%) 등 중증 자각 증상까지 다양한 임신중독증 자각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각증상을 경험한 임신부들의 39.9%는 증상들을 당연한 임신 증상이라 생각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10명 중 단 2명(24.0%)의 임신부만이 자각 증상을 경험 후, 산부인과 등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다고 답했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31.6%) 지인에게 자문을 구한다(4.0%)고 응답하기도 했다.
임신부의 23.2%는 임신중독증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중독증은 태아 성장 장애는 물론 심한 경우 태아의 사망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 임신 중 가장 큰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수의 임신부(61.6%)가 '태아의 건강'을 꼽았다.
조사에 참여한 임신부 중 15.6%는 고혈압(5%), 주 수 대비 태아 성장 지연(4.8%), 임신중독증 이전 병력 (4.6%), 단백뇨(4.4%), 다태임신(4.2%) 등의 임신중독증(전자간증) 위험 요인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복수응답 가능). 그러나, 이들 중 과반수(60.3%) 이상은 임신중독증 검사 경험이 없었으며, 검사를 받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80.8%) '병원에서 권유하지 않아서'(57.4%), '검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3.4%)라고 응답했다. 고위험군 임신부조차도 임신중독증 검사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가 낮다는 설명이다.
박중신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장은(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임신성 질환인 임신중독증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및 예방법이 밝혀지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갑자기 몸이 많이 붓거나, 혈압이 올라가고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20주 이상의 임신부는 정기 진찰 시기가 아니더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 의료진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